'육사오', 200만 베트남 관객 사로잡은 비결은…"철저한 현지화"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특별기획>
정태선 CJ HK엔터 법인장 인터뷰
한·베 합작 15편…'써니' 등 베트남판 흥행 견인
"극장 2030이 대부분…완성도·입소문에 민감"
"BGM, 소재, 자막 등 현지화에 노력 상당"
  • 등록 2022-11-09 오전 7:25:00

    수정 2022-11-09 오전 9:51:35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극장의 주 소비층인 20~30대 베트남 관객들은 작품의 완성도에 민감하며 실시간 SNS로 활발히 영화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엉성한 작품은 소비하지 않고, 입소문이 영화의 흥행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한국 관객과 공통점이 많아요.”

(사진=정태선 HK엔터테인먼트 법인장 제공)
지난 10년간 베트남에서 영화 투자, 배급, 제작 업무를 수행한 정태선 CJ HK엔터테인먼트 법인장이 꼽은 베트남 관객들의 특성이다.

CJ ENM은 2011년 7월 CGV가 베트남 1위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스타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한-베 합작 및 한국 영화, 로컬(현지) 영화들을 다양하게 배급하고 제작하기 위해 베트남 현지 제작사인 HK필름과 손을 잡고 설립한 합작회사가 CJ HK엔터테인먼트다.

CJ HK엔터테인먼트는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 버전인 ‘내가 니 할매다’를 시작으로 ‘써니’의 리메이크작인 ‘고고 시스터즈’ 등 수많은 흥행 합작 영화를 제작해 베트남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정태선 법인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베트남에서 일군 CJ HK엔터테인먼트의 성공 비결에 대해 “한국에서 흥행한 모든 작품이 베트남에서 성공하지는 않는다”며 “현지의 문화와 잘 접목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르는 안목이 필수”라고 꼽았다. 이어 “한국 등 해외 영화를 베트남에 공급할 때는 배급, 마케팅 과정에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현지화하는 전략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까다로운 베트남 관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필수 코스”라고도 강조했다.

CJ HK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첫 합작 리메이크 영화 ‘내가 니 할매다’(2015)는 개봉 당시 베트남 역대 개봉 영화 통틀어 흥행 1위를 기록했다. ‘고고 시스터즈’(2018)는 개봉 4주 만에 역대 베트남 로컬영화 흥행 5위권에 진입하며 히트를 쳤다.

최근에는 한국 영화 ‘육사오’를 흥행시켜 베트남 영화산업에 새 역사를 썼다. 지난 8월 개봉해 국내에서 197만 관객을 끌어모은 ‘육사오’는 베트남에서 최근 21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육사오’는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당첨금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 군인들 간 코믹 접선극이다. 지난 9월 23일 베트남에서 개봉한 뒤 열흘 만에 132만 관객을 동원해 ‘반도’(120만 명)의 기록을 깨고 베트남 역대 흥행 한국 영화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정태선 법인장은 이 작품들의 흥행 비결을 묻자 “현지 문화 및 정서에 맞게 영화의 배경음악을 바꾸고, 감독 및 배우들의 역할도 현지 사정에 맞게 변주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답했다. ‘육사오’의 경우 ‘로또’란 소재를 현지에서도 친숙한 복권 구매 문화와 연결하고, 베트남 정서에 걸맞게 의역해 자막을 공급한 점 등을 흥행 이유로 꼽았다.

다만 지난 2년간 코로나19의 여파로 극장에서 이탈한 관객들이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정 법인장은 “극장 개봉이 늦어지다 보니 글로벌 OTT로 시청하거나 불법 다운로드로 소비하는 경향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한-베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양국의 영화 교류가 보다 활발해지길 바라는 소망을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된 한-베 합작 영화 제작 논의와 양국 간 영화제 상영을 통한 교류 등이 다시 활성화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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