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외국인 근로자 쿼터 늘려라

  • 등록 2012-01-15 오후 1:40:27

    수정 2012-01-15 오후 1:40:27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야, 막아! 저쪽 들여보내지 말라고!”

지난 12일 아침 의정부 고용센터 앞은 외국인 근로자 신청을 위해 나온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몸싸움과 고성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2~3일 전부터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며 기다린 사람과 당일 새벽에 온 사람들이 자리다툼을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외국인 근로자 쿼터인 2만5000명에 대한 신청을 받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모시기 위한 중소기업 관계자의 밤샘 줄서기는 작년 10월에도 나타난 바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 신청 때마다 줄서기에 나서는 것은 심각한 구인난 때문이다. 내국인 근로자들이 3D업종을 기피하면서 외국인 근로자가 유일한 대안이 된 게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대폭 줄이자 상황이 악화됐다. 정부는 2008년 6만800명이던 쿼터를 2009년 1만3000명으로 대폭 줄였다. 2010년 2만8100명, 2011년 4만명, 올해 4만9000명 수준으로 조금씩 늘리고 있지만 필요인력을 채우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올해는 출국 만료 예정자가 6만7000명에 달할 예정이어서 외국인 근로자 품귀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측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신규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한 인원은 9만여명에 달한다. 올해 쿼터의 배를 넘는다.   정부는 국내 일자리 감소와 글로벌 경제위기 등을 감안해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조정하고 있다. 특히 청년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빠진 자리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그 자리가 내국인 근로자로 메워지지는 않고 있다. 취업자들이 질 낮은 일자리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포천에서 가구공장을 하는 중소기업 대표는 “임금이 낮고 교통도 불편해 고졸 출신도 구하기 어렵다”며 “1년내내 채용공고를 내도 찾아오는 청년은 없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일할 사람이 없는데 무작정 쿼터를 줄이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외국인력팀 정재헌 과장은 "외국인 근로자 10명이 들어온다고 해서 국내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외진 곳에 있는 제조업체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쿼터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 고용센터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이틀을 기다렸다는 한 제조업체 사장은 “외국인 근로자만 구할 수 있다면 며칠 밤이라도 샐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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