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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민머리에 민눈썹. 물론 표정도 없다, 굳이 얼굴에 감정의 흔적을 만들어야 한다면 밴드로 붙이든, 실과 꽃으로 가리든, 손으로 찌르든 잔뜩 구겨낸다. 그 허연 벌거숭이 얼굴이 캔버스 한가득이다. 그러곤 자신과는 닮지도 않은 그 클로즈업에 ‘한 사람을 위한 자화상’이라고 턱 하니 이름을 붙여뒀다.
작가 변웅필(51)의 ‘자화상 시리즈’ 내막이 그렇다. 굳이 왜? 생김새나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세상에 ‘우리 모두의 얼굴’을 걸고 말하고 싶었단다. “사람은 누구나 같고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그 ‘파격적’ 변화에도 여전히 낯선 한 사람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 작가는 의도를 전달한 셈인가. 편견을 지우고 새로움에 눈뜨는 일이 이토록 어렵다는 걸 일러준 셈이니.
2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가길 갤러리조은서 38명 작가와 여는 기획전 ‘소품락희’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53×40.9㎝. 작가 소장. 갤러리조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