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①CJ제일제당 '해찬들', K-소스 글로벌 입맛 잡았다

한국 드라마로 고추장·쌈장 인기… 수출 성장세
1978년 ‘찹쌀 고추장’으로 브랜드 고추장 시대 개척
1992년 ‘태양초 고추장’ 장류 최초 KS마크 획득
  • 등록 2020-12-24 오전 5:30:00

    수정 2020-12-24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올해 CJ제일제당 ‘해찬들’ 글로벌 매출은 11월까지 전년 대비 28% 증가하며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고추장은 약 31% 성장했고, 쌈장은 약 38% 증가했다. 특히 동남아에서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고추장의 인기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영향이 컸다. ‘이태원 클라쓰’는 태국 넷플릭스에서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에 ‘고추장 양념 돼지 불범벅’이 등장하는데, 이 같은 인기에 한식 메뉴인 ‘고추장 양념 돼지 불범벅’까지 주목 받으며 덩달아 고추장 매출이 성장했다.

CJ제일제당 해찬들 제품들
쌈장의 경우 동남아, 특히 필리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삼겹살’ 덕이 컸다. 한국 드라마를 통해 삼겹살, 치맥, 김치 등의 한국 음식이 자연스럽게 필리핀에 소개됐고,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점차 퍼지며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필리핀 내 삼겹살 식당인 ‘삼겹살라맛’, ‘낭만돼지’ 등은 평일과 주말을 가릴 것 없이 현지인들이 몇 시간씩 기다릴 정도로 인기다.

‘K-소스(Sauce)’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10월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총회에서 고추장이 세계 규격으로 채택됐다. 이에 고추장을 중심으로 한 장류 수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주요 수출국인 미국, 중국, 일본뿐 아니라 올해 수출액이 크게 늘었던 동남아에도 보다 집중해 한국 장류의 우수성은 물론 ‘K-소스’를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태양초 고추장’의 원조 ‘해찬들’

‘해가 가득 찬 들녘’이라는 의미를 지닌 ‘해찬들’은 국내 장류 시장 개척에 앞장선 원조격 장류 브랜드다. 2005년 12월 CJ제일제당은 장류 사업 분야의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을 가지고 있는 1위 장류 전문 업체인 ‘해찬들’을 식품사업부에 편입시켰다.

1970~1980년대 들어 소비자들은 전통 장류를 사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중 전통 장류의 맛 품질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CJ제일제당 ‘해찬들(옛 삼원식품)’은 1978년 밀가루 대신 찹쌀을 넣어 만든 ‘찹쌀 고추장’을 선보이며 브랜드 고추장 시대를 개척했다. 1992년, ‘해찬들’이 ‘태양초 고추장’을 출시하며 국내 고추장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태양초 고추장’ 출시 이후 ‘집에서 만든 고추장보다 더 맛있는 고추장이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태양초 고추장’은 잘 담은 고추장의 특징인 맵고 차진 맛으로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 장류 문화를 바꾼 ‘태양초 고추장’은 업계 최초로 장류에 대한 KS마크를 획득한 제품이기도 하다.

이후 ‘태양초’를 사용한 고추장이 우후죽순 시중에 출시되며 ‘태양초 고추장’은 브랜드 고추장의 대명사로 굳어졌다.

CJ제일제당 충남 논산 해찬들 공장에서 직원들이 고추장 발효통을 보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글로벌 건강식품 도약 위한 연구

CJ제일제당은 전국 각지의 전통장과 메주 명인들을 찾아 전통장의 복원과 표준화를 위해 발효 균주와 균주를 활용한 발효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 신균주가 적용된 제품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해찬들’ 논산 공장에 기술과 설비 투자도 진행해, 지난 2013년부터는 ‘해찬들 우리쌀로 만든 태양초 골드 고추장’에 신균주를 적용해 생산하고 있다.

2016년에는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고추장의 항비만 효능에 대한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도출됐다. 고추장의 항비만 효능에 대한 동물 실험을 진행한 결과, CJ제일제당의 자체 신균주를 적용한 발효 고추장을 투여한 실험군이 고지방식을 섭취한 대조군에 비해 체중과 중성지방을 비롯해 간 조직의 지방산 합성 효소 등 비만 관련 지표가 감소했다.

이 연구는 최근 식품학 및 영양학 분야 국제 전문학술지인 ‘저널 오브 푸드 사이언스&테크놀로지’(Journal of Food Science&Technology)에 등재됐다. 한국 전통 장류가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 글로벌 제품으로 부상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같은 해 된장의 면역력 향상 기능성을 입증한 연구 논문도 수의학 및 실험동물학 분야 국제 전문학술지인 ‘저널 오브 베테러너리 사이언스’(Journal of Veterinary Science)에 등재됐다. 사람이 식사할 때 된장을 함께 먹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된장을 투여한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체액면역, 세포 면역, 병원성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능력 등 전반적인 면역 기능이 향상된다는 된장의 효능을 입증했다. 된장이 갖는 우수한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만큼 일본의 낫또처럼 글로벌 건강 장수식품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2017년에는 균 제어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이 기술을 적용한 ‘감균(減菌) 장류’를 개발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 소스업체에 납품되어 현지 소스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발효식품 내 존재하는 미생물 사멸 기술을 확보하게 되며 향후 국가별로 다른 미생물 법적 규격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맛·품질·원료 ‘엄격한 관리’

장의 맛 품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지속했다. CJ제일제당은 가정에서 장을 담그는 방법과 동일하게 고추장·된장용 메주를 용도별로 개발했다. 경쟁사와의 맛 차별화를 위해 대두와 멥쌀을 함께 발효했던 전통 고추장 제조방식과 동일하게 쌀과 대두를 장기 발효시키는 방식을 선택했다. 된장 또한 전통 된장 제조방식 그대로 사각 메주를 만들어 6개월 간의 발효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전통방식으로 만든 메주에서 얻은 우수한 균주는 감칠맛을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장류가 전통적인 발효식품이다 보니 안전성을 고려해 철저한 품질관리 시스템도 체계화시켰다. 해찬들 논산 공장은 장류 업계 최초로 공장 설비단계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을 받은 사업장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대부분 제품들이 해썹 인증을 받았다.

특히 공장에 들어오는 원료는 잔류농약, 중금속, 곰팡이독소 등 위해요소와 대장균 등 미생물까지 법에서 정해진 규격보다 엄격한 CJ제일제당 자체 규격검사가 진행된다. 입고된 원료는 제조공정 상 이물 또는 불량품으로 인해 후(後) 공정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한 다양한 예방관리 시스템이 설정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한식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적극적인 장류 연구·개발과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한식 장류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내수 시장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전통 장류가 글로벌 건강 장수식품으로서의 인정받으며 꾸준한 인기를 누릴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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