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 가장 위험한 생각

  • 등록 2011-08-24 오전 8:37:09

    수정 2011-08-24 오전 8:41:35

[뉴욕= 이데일리 문주용 특파원] 경제지표는 나아질 기미가 좀체 없다. 유럽에서나 미국에서나 지표는 엉망이다.

투자자들은 이마저도 무시하고 있다. `너무 나쁘지는 않다`는데 기꺼이 한표씩을 던지고 있다.

유럽 지표나 중국의 지표가 그러했다. HSBC 홀딩스가 본 중국의 PMI 예상치는 8월에 49.8로 전월의 49.3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5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위축을 보이는데다 그에도 아랑곳없다. 중국의 긴축이 예상보다는 심각하지 않다는데 한표 던진다.

유럽의 지표도 마찬가지다. 마르킷이 조사한 유럽지역 구매관리지 종합지수는 9월 51.1로 전월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나빠지지 않았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유럽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서비스업 지수가 50.4로 25개월만에 최저를 나타낸 점이 무시됐다.

더 나쁠 것이라고 한 전문가 예상이 있고, 이에 덜 나쁘면 다행이 되어버리는 상황이다. 50을 넘으면 반가운 일까지 됐다.

RBS의 존 브릭스 채권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은 `지표가 나쁘지 않다면`, 그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접근한다"고 우려했다.

모두 `하나의 이슈`에 집중하고 있는 탓이다. 오는 26일 미 연준의 연례 심포지움 이벤트다.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벤 버냉키 의장이 올해도 뭔가 `한 건`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주식시장 뿐아니라, 외환, 상품시장에 만연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나올 것이 없다"며 냉철한 이성을 유지하지만, 어찌 기대는 만발할까.

CRT 캐피탈 그룹의 이안 린젠 국채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의 연설은 이미 힌트를 줬던 추가 완화에 여러 선택지를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며 "시장은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가 안좋을수록 시장의 기대는 더 커질 양상이다. 지난주 매파들의 독설로 시장이 망가졌던 만큼, 경제지표 악화는 이들의 논리를 깨는 `덜도 없이 좋은 무기`가 된다.

지난주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2013년까지 인플레가 우려된다"며 무슨 추가부양이냐고 비난에 가까운 비판을 쏟았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총재는 "주식 시장 보호를 위해 통화정책을 써선 안된다"며 아예 26일 잭슨홀 미팅까지 경계한 발언을 쏟아냈다.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내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은 필요치 않다"며 못을 박았다.

그러나 미국 신규주택판매가 또다시 0.7% 하락, 5개월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 매파들의 설득력은 더욱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시장의 전문가중에는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를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 높다며 기대감을 낮출 것을 주문하고 있다.

차츰 경제지표 너머 개별 기업들의 이슈가 눈에 잡히기 시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애플이다. 내달 하순에 아이폰 5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애플은 4.6% 뛰었다.

시가총액 미국 1위를 다투고 있는 애플이 5% 가까이 뛰었으니 나스닥지수가 4% 뛴 것도 이해된다. 애플로부터 판매권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스프린트는 10% 넘게 뛰었다. IT주는 좋은 소식에 대한 기대로 상승했다.

`나쁘지 않으면 좋다`는 사고는 위험하다. 잭슨홀 미팅 이후의 상황이 우려스럽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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