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장수기업 DNA]SPC, 세계 1위 제빵회사 꿈꾼다

1945년 황해도 작은 빵집 '상미당'에서 시작
최초로 식빵 대량생산, 비닐포장 빵 출시
파리바게뜨로 제빵 업계 평정..세계 시장 노리며 지점 확대
  • 등록 2015-01-05 오전 8:17:50

    수정 2015-01-05 오전 8:17:50

SPC그룹의 전신인 상미당의 모습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요새 아이들은 ‘제과점’이라는 일반 명사 대신 ‘파리바게뜨’라는 고유명사가 더 익숙하다. “파리바게뜨에 가요”라는 말이 곧 빵집에 가자는 말로 통한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친구들과 손잡고 놀러 가는 길에 마주치는 제과점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인 덕분이다.

지금의 파리바게뜨는 해방을 맞았던 1945년,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에 작은 빵집 ‘상미당’을 열면서 시작됐다. 해방과 함께 여러 제과점이 함께 문을 열던 시기였다. 1980년대까지 유명 제과점으로 이름을 떨쳤던 고려당과 태극당, 뉴욕제과와 크라운베이커리의 전신인 영일당도 이 시기에 생겨났다.

작은 빵집에 불과했던 상미당은 한국전쟁 이후 서울 을지로로 자리를 옮겨 성장을 시작했다. 1959년에는 ‘삼립제과공사(현재 삼립식품)’으로 이름을 바꾸고 기업으로 틀을 마련했다.

국내 최초로 식빵 제조 자동화를 이뤄내며 식빵을 대량생산한 일은 국내 제빵업계에 한 획을 긋는 시건이었다. 또한 1964년에는 국내 제빵업계 최초로 비닐포장된 빵인 ‘크림빵’을 출시했다. 당시 삼립식품의 대방동 공장에는 크림빵을 사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설 정도였다. 이 빵은 출시 50년이 지난 지금도 ‘추억의 빵’ 베스트셀러로 손꼽힌다.

1970년에는 겨울의 대표 간식인 ‘호빵’을 선보였다. 제빵업계 비수기인 겨울을 나기 위해 고안한 호빵은 이후 매년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삼립식품은 1972년 고급 케이크를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자회사인 한국인터내쇼날식품주식회사(샤니의 전신)을 설립했다. 그리고 창업자의 2세인 허영인 회장이 1983년 샤니를 모회사로부터 독립시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허 회장은 1985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를 한국에 도입해 아이스크림 시장에 일대 변화를 몰고 왔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이 배스킨라빈스부터 시작됐다.

1988년에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를 광화문점에 개점하며 국내 베이커리 시장의 역사도 새로 썼다. 매장에서 빵을 직접 굽는 ‘베이크오프’ 방식을 도입해 고객이 매장에 들어오는 순간 구수한 빵 굽는 냄새가 나도록 했다. 또 기존 미국식 빵 대신 프랑스식 빵과 인테리어를 과감히 도입했다.

파리바게뜨는 론칭 10년 만인 1997년 업계 1위에 올라섰으며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후 세계적인 도넛 브랜드인 던킨도너츠까지 한국에 들여오며 SPC그룹은 제빵과 디저트 업계 주요 그룹으로 성장했다. 2013년에는 그룹의 매출이 4조원을 돌파했다.

SPC는 삼립식품을 종합식품회사로 키우는 그림도 새로 그렸다. 삼립식품은 최근 몇년간 제분업체 밀다원과 육가공회사 그릭슈바인 등을 인수하며 외형을 확대했다. 소재용빵과 빵가루, 냉동생지, 면, 소스 등에 한정된 식품소재부문을 햄과 소시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또한 삼립GFS를 설립해 식자재 사업을 강화하고 급식과 케이터링 사업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SPC그룹이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파리바게뜨 프랑스 파리 샤틀레점’의 전경
상미당에서 시작한 SPC그룹은 이제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베이커리 브랜드 자리를 노린다.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에 차례로 진출하며 현재 180여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매장이 100개를 넘었다. 미국에서는 서부 LA와 동부 뉴욕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미국에서 본격적인 가맹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2013년에는 베트남 호치민에 매장을 열며 동남아 진출의 신호탄을 쐈고, 같은 해 9월 싱가포르에도 진출했다.

2012년 9월에는 푸르메재단과 함께 장애인 직원들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를 출범했다.

특히 2014년 7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파리바게뜨 문을 열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파리바게뜨 ‘파리 샤틀레점’은 면적 200㎡, 좌석 46석 규모의 카페형 점포로 루브르 박물관 등 유명 명소가 바로 근처다.

세계 최고의 제빵 국가의 중심부에 진출한 것을 두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프랑스 르 피가로 등 주력 언론들이 잇따라 보도에 나서기도 했다.

SPC그룹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2014년 11월에는 말레이시아 현지기업인 ‘나자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협약을 맺고 이슬람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도 놓았다. 올해 말레이시아 첫 점포가 문을 열 예정이다.

SPC그룹은 향후 동남아 시장을 더 확대하고 중동시장에도 진출해 2020년까지 글로벌 제과제빵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향해 착실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