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외식 사라진 가정, MT 사라진 대학가

코로나19로 올 한 해 일상 생활 전반이 변화
외식 대신 HMR 이용하거나 배달음식 즐겨
대학가, MT·동아리 문화 사실상 소멸
실내 운동 금지에 골프·등산하는 2030 늘어
  • 등록 2021-01-02 오전 11:00:00

    수정 2021-01-02 오전 11:0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2020년은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난 한 해였다. 중국 우한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 북미, 남미 등 창궐하는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졌다.

코로나19로 일상 생활도 완전히 바뀌었다. 외식 수요가 줄어든 대신 가정대체식(HMR)을 이용해 집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가정이 크게 증가했다.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던 이커머스 시장은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로부터 쇼핑 채널로서의 주도권을 완벽히 뺏아왔다. 배달 시장은 급증했고, 재택근무과 현실화 됐다.

전문가들은 약 10년 간에 걸쳐서 일어날 변화가 코로나19로 1년 만에 압축됐다고 말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된다 하더라도 크게 변한 사회 모습은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SSG닷컴에서 취급하는 밀키트 상품들(사진=SSG닷컴)


집에서 먹지만 ‘집밥’은 아니야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식탁의 모습이다. 맞벌이 부부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기껏해야 아침 식사를 함께하고 점심과 저녁은 대부분 각자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및 원격수업이 강제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삼가는 풍조가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레 집에서 식사를 하는 ‘내식 수요’가 증가했다.

문제는 피로도다. 밥상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재택근무를 하면서 식사를 매 끼니 차려야 하더보니 가사노동의 강도가 훨씬 높아졌다. 여기에 집밥 특성 상 매번 다른 메뉴를 먹긴 어렵다보니 자연스레 집밥이 물리는 현상도 발생했다. HM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다.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급증했다. 물을 붓고 끓이거나 데워서 쉽게 요리해 먹을 수 있는 HMR 제품인 ‘밀키트’ 시장 규모 또한 지난해 370억원에서 올해 1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 추정된다.

배달 음식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배달 앱을 통한 음식 거래금액은 9조29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거래액 규모가 1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동안 큰 신장세를 보이지 못했던 조미료, 향신료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코로나19로 한산한 신촌 대학가(사진=이영훈 기자)


사라진 MT, 동아리 문화 부활할 수 있을까

20살, 대학교 1학년 시기는 인생에 있어 황금기로 꼽을 수 있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중·고등학교까지 12년에 걸친 ‘공부’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난데다 어엿한 성인으로 술, 담배 등 금기시 됐던 행위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MT, 동아리 등 대학생만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처음 접하기 때문에 대학교 1학년 시절이 20대의 삶이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19는 20살 청춘의 즐거움을 앗아갔다. 대학교 수업은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전환되면서 입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학번 동기는 물론 교수를 직접 만나본 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줄었다. 매일 같이 이어지는 술자리나 사담을 나누는 점심, 저녁 식사 또한 사라졌다.

만남이 줄어들다보니 친밀감이 형성되지 않았고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멤버십 트레이닝(MT) 등 대학만의 문화를 향유하는 건 언간생심이 됐다. 각 학교 동아리는 신입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자 새로운 인원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 인원은 취업이나 입대 등으로 떠나면서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신입생들도 대학 소속감을 느끼지 못해 혼란을 느끼고 있다. 교육평가기관인 유웨이가 지난 7월 23∼26일 자사 입시 포털사이트 유웨이닷컴 회원을 대상으로 반수 의향을 조사한 결과 대학 신입생 46.5%가 반수를 할 생각이 있다고 대답했다. 만들 추억거리가 없어 입대를 서두르는 청년들도 늘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대학가의 낭만’은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서초구 원지동 청계산에서 시민들이 등산을 즐기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등산과 골프, 아재 운동에서 MZ세대 취미 생활로

코로나19로 헬스장은 물론 복싱, 유도 등 투기 종목을 가르치는 체육관이나 필라테스, 요가 등을 배울 수 있는 학원도 사실상 이용이 어려워졌다. 실내 운동이 전면 중단되자 2030 세대는 야외 활동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특히 사람이 몰리지 않으면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산과 골프장으로 사람이 몰렸다.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북한산(수도권), 계룡산(대전), 치악산(원주) 등 도심권 국립공원 3곳의 탐방객 수가 전년에 비해 평균 약 21% 증가했다. 등산화, 등산복, 레깅스, 등산 스틱 등 등산 관련 용품의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골프를 시작하는 ‘골린이’도 속속 등장해 골프장으로 집결했다. 현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 골프 예약 서비스업체의 골프장 예약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7만5000건에서 올 1~6월 19만8000건으로 약 13.2% 증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 2~9월 전국 이동데이터에 따르면 골프장과 스크린 골프장 방문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와 46% 증가하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 3차 재확산이 벌어지면서 이런 야외 활동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당국은 등산객 사이에도 2m 이상 거리두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 골프장도 5인 이상 모임 집합 금지를 적용했다가 캐디를 제외한 4인 모임을 허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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