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의 성&건강]VIP증후군과 전립선암

  • 등록 2012-12-26 오전 9:24:35

    수정 2012-12-26 오전 9:24:35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이윤수 원장]의사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VIP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잘 아는 사람이나 그런 사람으로부터 부탁받으면 잘 해주려다 오히려 부담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의료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VIP 증후군으로 신경 써서 잘해준 것이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는 경우다.

의사는 환자를 대할 때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결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치료에 임한다. 내과적 치료나 외과적 수술을 진행하면서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의 판단과 결단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의사도 사람인지라 진료나 수술을 할 때 심리적인 부담을 갖게 된다. 특히 아는 사람이 환자일 때는 부담이 더 크다.

40대 초반의 지인을 진료하면서 이런 일이 있었다. 바로 VIP 증후군에 걸린 것이다. 회사에서 해주는 종합검진에서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가 정상(0~4 ng/mL)보다 높게(9.0 ng/mL) 나왔다며 찾아왔다. 전립선 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이 높으면 일단 전립선암의 여부를 의심하고 본다.

전립선 특이항원은 전립선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효소로 다른 조직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아 전립선암의 종양지표로 사용된다. 그러나 전립선 특이항원의 증가는 전립선암 뿐 만이 아니고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 등의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지인은 이전에 그런 검사를 해본 적이 없었으며 처음 검사를 했는데 높게 나온 것이다. 정기적으로 검사하면서 전립선 특이항원의 증가속도를 보기로 했다. 두세 달 검사를 했으나 수치는 내려가지 않았다.

이 때 이런저런 고민할 것 없이 조직검사를 통해 암인지 여부를 확인했어야 했는데, 잘 아는 사람이다 보니 너무 젊다는 생각에 암은 아닐 거라며 안심시켰다. 지인은 그 이후 바쁘다며 오지 않다가 일년 반 뒤에 다시 찾아왔다. 검사를 했으나 수치가 내려가지 않아 조직검사를 했는데 아뿔싸 전립선암으로 나온 것이다.

과거에는 암은 나이 든 사람 위주로 온다고 봤으나 최근에는 젊은 사람도 많이 걸린다. 비뇨기과에서는 50세 이상 남성은 가족력이 없더라도 일년에 한번은 전립선암 검사를 받으라고 권장한다. 지인에게 강하게 조직검사를 권하지 못한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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