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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3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는 운영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약 48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전환우선주(CPS) 474만 1440주를 발행하며, 발행가액은 기존 주가에서 10% 할인된 1만250원이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케이비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쿼드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스마일게이트운용, 지브이에이자산운용, 트리니티자산운용, 한국대체투자자산운용, 블래쉬자산운용 등 국내 내노라 하는 기관투자자 약 30여곳이 참여했다.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상장 바이오회사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자산운용사 부사장은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비상장사 자금 회수(exit) 시기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초기 투자를 하기보다 차익 실현은 높지 않더라도 비교적 안전한 바이오 상장사에 투자를 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며 “그렇다고 아무 바이오회사에 투자하는 건 아니다. 브릿지바이오와 올릭스가 500억원 가까이 기관투자자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 바이오텍이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을 발행사에게 불리한 순서(기관투자자에게 유리한 순서)로 나열하면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상환전환우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우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우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보통주가 있다. 이 중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올릭스는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자금 유치에 실패하면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진행한다. 개인투자자 포함 법인, 기관 등 기존 주주들에게 투자금 유치를 호소하는 마지막 카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방식은 주주들에게 기존 주가 대비 할인된 가격에 배정받을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할인된 가격보다 주가가 대폭 하락할 경우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지난 2월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은 530만주를 주당 3만1800원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하면서 일반 공모로 돌렸다. 경쟁률은 0.02대 1에 그쳤고, 결국 전체 530만주 가운데 청약율은 27%에 불과했다. 나머지 실권주는 주관사 KB증권이 모두 떠안았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가격 3만1800원 대비 34% 하락한 2만11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