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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독립법인대리점(GA)의 상장(기업공개·IPO)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PO를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려고 했던 사모투자펀드(PEF) 및 벤처캐피털(VC)도 다소 당혹스런 표정이다.
인카금융 등 상장계획 철회 또는 연기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사인 인카금융서비스는 올해 8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지만, 지난 10일 이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인카금융서비스의 코스닥 상장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이들 투자자는 올해 인카금융서비스 IPO를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할 계획을 세웠고, 지난 6월 보유하고 있던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인카금융서비스는 자본을 확충할 수 있게 됐고,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상장 계획이 철회되면서 투자자에게는 부정적인 상황이 조성됐다.
IB업계 관계자는 “VC가 인카금융서비스 상장을 위해 보통주 전환까지 했지만 결국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며 “보유 가치가 높은 상환전환우선주를 포기한 VC가 손해를 보는 결과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GA인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도 올해 NH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해 IPO에 나섰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500억원을 투자한 회사다.
IPO추진한다길래 투자했더니…PE·VC ‘울상’
최근 보험사의 신계약 중 GA를 통한 계약 비중이 20~30%에 달할 정도로 GA의 성장성은 높아지고 있다. 전속설계사나 은행에 집중하던 보험사로서도 GA라는 판매채널을 무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PEF와 VC가 GA업계에 투자한 배경에도 이러한 성장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국내 대형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도 GA업체 피플라이프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러한 재무상 악재 탓에 GA업계가 IPO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IPO를 추진하는 GA업체는 내부 시스템이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체계를 갖추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며 “시장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IPO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