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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변명을 하지 않았더라면 좋을뻔했습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25일 새누리당 연찬회 만찬을 하면서 했던 건배사, “총선 필승” 발언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의 한 가운데 섰습니다. 정 장관은 만찬회장에서 맥주잔을 들고는 “제가 ‘총선’하면 여러분이 ‘필승’ 해달라”고 했었죠.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정말 새누리당이라는 ‘주어’가 없습니다. 장관은 혼자서 총선이라 말했고, 필승은 의원들과 다 같이 외쳤습니다. 그곳에는 모두 새누리당 의원만 있었습니다.
정 장관은 왜 주 어빠진 총선 필승을 새누리당 의원들과 제창했을까요. 배경을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지난 25일 연찬회가 끝난 후 저녁 식사 자리에서 평소 술을 잘 하지 않는 저로서 갑작스런 건배사 제의를 받고 건배사가 익숙하지 않아 마침 연찬회 브로슈어에 있는 표현을 그대로 하게 됐습니다. 당시 저의 말은 어떤 정치적 의도나 특별한 의미가 없는 단순한 덕담이었습니다.”
가만 보니 이번에는 주어가 있습니다. “당의 총선”이라고 했습니다. 역시 그 자리에는 모두 새누리당 의원만 있었습니다. 물론 새누리라고 정확히 지칭하지는 않았네요. 물론 김 대표가 “새누리당이라는 말은 안 했다”는 말은 농담조였을 겁니다. 그러나 농담조의 말도 글로 옮기다 보면 표정이나 태도, 몸짓 등 언어외적 표현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말에 무게가 더해지는 거고요.
선관위는 의뢰 당일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연찬회 당시 분위기부터 발언을 들은 참석자들의 느낌까지도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이제 국민은 선관위를 주목할 듯 보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는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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