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챔피언' 김효선 "다이어트와 스트레스, 두 마리 다 잡았죠"(인터뷰)

  • 등록 2018-04-24 오후 3:49:26

    수정 2018-04-24 오후 3:49:26

‘간호사 파이터’ 김효선
MAX FC 여성부 챔피언 김효선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이석무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국내 격투기 대회 MAX FC의 여성부 밴텀급 챔피언 김효선(39·인천 정우관)의 별명은 ‘간호사 파이터’다. 김효선은 링 위에선 불도저처럼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 하지만 링을 내려오면 ‘백의의 천사’로 불리는 간호사로 돌아온다.

김효선은 현재 인천 가천대길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17년 차 베테랑 간호사다. 간호사 업무 가운데서도 가장 힘들고 고되다는 수술실과 응급실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맡은 일마다 능력을 인정받아 지금은 관리직인 외상센터에서 외상 프로그래머로 자리 잡았다.

간호사와 격투기 선수를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24시간 돌아가는 종합병원 특성상 규칙적으로 운동에 전념하기 힘들다. 그래도 거의 매일 3시간 이상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하루에 5시간도 잠을 못 자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도 격투기를 끊지 못하고 있다. 격투기의 치명적인 매력이 그를 사로잡고 있다.

김효선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외상센터에서 근무하다 보면 사건·사고 환자들을 보게 된다. 멀쩡한 상태로 오는 환자는 거의 없다”며 “외상 환자들을 치료를 하려면 정신력이 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간호사와 격투기 선수는 공통점이 많은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일단 음식 조절이 가장 힘들다. 동료가 점심 먹으러 갈 때 나는 혼자 샐러드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 일이 힘들다 보니 매일 커피를 마셔야 하는데 경기를 앞두면 체중 감량 때문에 커피도 마셔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운동을 하고 땀을 많이 흘리다 보니 빨래가 엄청 나오는데 매일 빨래를 하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선수 생활을 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며 껄껄 웃었다.

김효선이 처음 운동을 시작한 것은 34살이던 2012년이었다. 대부분 선수들이 이미 은퇴했을 시점에 김효선은 뒤늦게 운동을 시작했다.

김효선은 “원래 다이어트 때문에 헬스와 수영을 시작했는데 잘 안됐다. 마침 무에타이 체육관이 눈에 들어왔다. 직접 미트때리다 보니보니 병원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았다”며 “스트레스 해소와 다이어트가 동시에 되다 보니 재밌었다. 한두 번 아마추어 대회도 나가고 프로 경기에도 출전했고 어느덧 챔피언까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난 소질이 없는 선수다. 그냥 반사신경만 조금 있는 것 같다. 어릴적에는 에어로빅과 검도를 조금 했는데 격투기 운동을 조금 일찍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든다”며 “그래도 운동과 일 모두 놓칠 수 없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운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싶어서 일을 밤새서라도 마치는 편이다”고 강조했다.

김효선은 21일 전라북도 익산에서 열린 열린 MAX FC 대회 복귀전에서 일본 선수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아쉽게 판정패했다. 논타이틀전이라 타이틀 벨트를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다.

김효선은 이번 대회에 앞서 2016년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1년 8개월의 긴 공백기를 깨고 링에 복귀했지만 떨어진 실전 감각을 무시할 수 없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고 재활하면서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할 수 있을때까지 해보자’는 각오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마지막 라운드까지 끈질긴 투지를 보여줘 많은 관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경기 전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를 깨부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장담했던 김효선은 경기를 마친 뒤 “공백이 길었던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후회 없이 경기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전에는 해변을 구경하기 위해 태국을 방문했지만 지금은 전지훈련을 위해 태국을 찾는다”는 김효선은 자신 같은 30~40대 중년을 향해 “열심히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을 다해라”고 충고했다.

아울러 “운동선수로서 시한부나 다름없다.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더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한 것 같다”며 “나이나 주변 눈치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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