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관장의 인도상인 이야기]타르사막의 유대상인, 인도 마르와리

⑤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지역 출신 印商의 본류
인도 100대 부자중 1/3 이상
근검·상부상조·현장교육·모험 DNA 상속
91년 경제개방 이후 개방화·국제화 선도
  • 등록 2019-06-29 오전 11:00:00

    수정 2019-06-29 오전 11:00:00

[김문영 KOTRA 암다바드 무역관장] 인도 북서부, 한반도 규모로 세계 9번째의 아열대 사막인 타르(Thar) 사막을 뒷마당으로 끼고 일본과 비슷한 33만㎢의 면적에 약 7000만명이 거주하는 라자스탄(Rajasthan)주가 있다. 왕(Raja)의 땅(Sthan)이라는 뜻이다.

수도 델리(Delhi), 타지마할의 아그(Agra)와 함께 북부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의 서쪽 꼭지점인 주도 자이푸르(Jaipur)을 필두로 조드푸르(Jodpur), 우다이푸르(Udaipur), 자이살메르(Jaisalmer)의 이국적인 힌두(Hindu) 문화로 우리나라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 라자스탄 지역이 세계 3대 상인이라 불리는 인상(印商)의 본류이자 핵심인 마르와리(Marwari 또는 Marwadi) 상인의 발원지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마르와리는 넓게는 라자스탄(라자:왕·스탄:땅) 출신, 좁게는 라자스탄 제 2도시인 조드푸르 인근의 마르와(Marwa) 지역 출신 상인을 말한다. 타르사막의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1년 강우량이 200㎜ 전후의 모든 것이 부족하기만 한 척박하고 황량한 땅이다.

현재 8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마르와리 상인은 인도 100대 부자 중 3분의 1 이상일 정도로 구자라티(Gujarati)와 함께 현재 인도 경제, 산업계를 주도하는 인상의 본류이자 핵심이다. (Forbes India 2017:인도 100대 부자 중 마르와리 34, 구자라티 19·인도 10대 부자 중 구자라티 5, 마르와리 2).

세계 최대규모 철강회사인 Arcello Mittal,대표주자 Birla 그룹을 필두로 영국 제 1의 부자인 Hinduja, Bajaj 등이 대표적인 마르와리계 기업이다.

Aggarwal(또는 Aggrawal), Oswal, Mittal, Bansal, Gupta, Jindal 등을 성으로 하는, 우리 수출기업이 인도 또는 해외에서 접하는 상당수가 이들 마르와리 상인이다.

금융, 유통, 제조 등 전통산업뿐 아니라, Flipkart, SnapDeal(인도 3대 전자상거래 기업), Myntra 등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도 마르와리 계열의 Bansal 가문이 지배하고 있다.

Gujarati가 경제수도 Mumbai, Gujarat, Maharashtra 등 인도 서부지역과 해외에 집중 분포된 반면, Marwari는 라자스탄은 물론 Mumbai, Kolkata, Chennai, Delhi 등 인도 전역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마르와리는 상인 Baniya 카스트로 이 척박한 라자스탄 사막지역에 산재한 봉건영주나 왕(Rajas)에 대한 대금업이나 상업, 중세, 근대에 걸쳐 동서양의 물산을 연결하던 실크로드 대상교역에 종사해 왔다.

모든 것이 부족한 환경이라 모든 것을 아껴야 했고, 일단 들어가면 안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검약으로 유명한 구라자티도 마르와리에는 몇수 접는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불타는 젊은 마르와리 청춘남녀가 있었다. 어느날 아버지와 함께 사는 처녀 집에서 몰래 만나기로 하고 아버지가 잠든 시간에 맞추어 동전 하나를 창밖으로 던지기는 것을 신호로 정했다. 동전을 던지고도 한 시간이나 늦게 나타난 방자를 질책하니 동전 찾느라 늦었다는 말에, 그 동전에 끈을 달아 놓고 던진 것도 모르는 바보라 질책했다는 일화”는 돈에 천착하는 마르와리를 설명하는 예이다.

복리의 무서움과 위력을 아는 집단이다.

또 뭉치고 힘을 합쳐야 했다, 사막이 가져다 준 인내와 끈기, 모험과 리스크를 즐기고 시장과 숫자에 대한 후각과 감각을 현장교육과 네크워크를 통해 후대에 전수했다. 집단내 신뢰를 제도화하고 시스템화하는 Parta 회계시스템, 신용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환어음으로 현금 이동없이 대금결제 및 대출을 가능케 한 Hundi제도를 보편화시켰다.

먼저 기반을 잡은 마르와리가 주요 교역로에 무료 숙식과 정보교류의 장인 Vasa를 운영하고, 일족에게 공동체 사업자금을 지원하거나 도제로 삼아 세력을 키워갔다. 이렇게 빌린 돈은 평생을 통해서라도 갚아야 했고, 신의를 지키지 못하면 공동체에서 제명되는 전통을 키워왔다. 남아 있는 가족을 일족에게 위탁하고 후손을 일족기업에 위탁교육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경영(대가족 개념보다는 더 넓은 공동가족제도 개념)의 전통을 지켜왔다.

이렇게 응축된 에너지와 문화를 배경으로 16세기 Mugul 제국과 18세기 대영제국, 1947년 인도의 독립과 1991년 인도경제의 개방화 조치 등, 정세 격변기에 일류 정보력과 적응력으로 근거 라자스탄을 넘어 콜카타, 델리, 뭄바이, 첸나이 등 인도 전역은 물론 영국, 중동, 아프리카 및 전 세계에 걸쳐 마르와리 공동체를 건설한 것이다.

유대인의 경우와 같이 인도내 마르와리 상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전통적으로 이들이 종사했던 대금, 금융업의 고리대 관행과 47년 인도 독립후의 산업관리제(Industry Raj : 인도 정부 관료집단이 주요 산업의 진퇴 및 생산량을 결정하던 사회주의적 시스템)하에서 대정부 로비를 통한 사업확장 등이 이유다.

그러나 91년 인도경제 개방화 이후 지난 수백년간 돈과 비즈니스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경험과 지식이 많고 시장을 아는 마르와리에 대한 인식과 기대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현재 고기가 물을 만난 겪으로 인도경제의 개방화, 국제화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도 그렇고 향후 G3 인도의 핵심 상인 그룹이자 파트너다.

암다바드 무역관이 소재하고 있는 Rajasthan 남부의 Gujarat 지역도 일년에 비오는 날이 며칠에 불과한 열대 준사막 지역이다. 척박하고 메마른 환경이 오히려 축복으로 연결되는 연마장이 될 수도 있음을 마르와리의 예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문영 코트라 암다바드 무역관장은…

△서울대 법학과 △연세대경영대학원 경제학과 △브랜다이스대 국제무역발전론 △코트라 투자유치팀 △통상전략팀 △해외진출협력처 해외진출컨설팅팀장 △산업자원협력처 정부조달팀장 △방콕무역관장 △통상지원실 FTA지원팀장 △해외시장정보실 빅데이터팀장 △뉴델리무역관 △아메다바드무역관 △암다바드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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