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없는 성장)⑨ "가동 첫 해 흑자내겠다"

파주 8세대·구미 6세대 건립 ''비지땀''
"만들때부터 수율-가동율 100% 극한도전"
대규모 투자, 지역경제도 바꿨다
  • 등록 2008-11-12 오전 9:22:07

    수정 2008-11-12 오전 9:22:07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지난 10월 7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파주 LG디스플레이(034220) 공장을 방문했다.  5월 이 공장을 찾아 신규 건립중인 8세대 공장 장비반입 상황 등을 꼼꼼하게 챙긴지 5개월만이다.

8세대 공장 건립상황을 점검한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기가 어렵지만 단기수익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차별화된 요소를 찾아 준비하라"고 당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구 회장이 계열사 한 공장을 1년에 두번 방문한 것은 극히 드문일이다. 8세대 공장건립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직원들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그룹 총수의 육성의지가 높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7세대 TFT-LCD 공장 옆에 건립중인 8세대 공장은 클린룸 공사가 진행중인데, 70% 가량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내년 1분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초기 투자만 2조5000억원. 지난해 6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8세대 공장 건립에 대한 의사결정이 내려졌다. 삼성전자나 샤프에 비해 늦었지만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보다 '지금이 적절한 시점이냐'에 초점을 맞췄다.
 
과거에는 먼저 만들어 팔면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누가 가장 적기에 투자하느냐에 성패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PDP와 한판 승부끝에 승기를 잡은 42인치대가 디스플레이시장의 주력이지만, 47인치와 50인치대 대형 TV패널 시장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할 적기라는 판단이 섰다.

의사결정이 내려진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7월 초 구도회 상무(사진)가 공장장에 임명되고, 구 상무는 2명의 팀장만을 데리고 파주에서 새 공장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갔다. 지금은 LG디스플레이 직원 800명과 장비업체 직원들이 그림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들은 지금 '극한도전'중이다. 공장가동시 '수율 100%-가동율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수율과 가동율 100%가 가능한 얘길일까. 구 상무는 "그래서 극한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도전해야 구태의연한 방법이 아닌 새로운 시도가 이뤄진다"며 "이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뽑아내 강한체질을 갖추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극한도전에 나선데에는 LG디스플레이의 뼈아픈 경험에서 비롯됐다. 2006년 LG디스플레이는 가격하락 등으로 8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만들면 만들수록 적자가 불어났다. 만들면 팔린다는 안이한 자세에 대한 뼈저린 반성이 일었다.

그래서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에 집중했다. 인식의 전환과 함께 모든 공장의 장비동작을 분석해서 불필요한 동작을 제거했다. 이같은 노력은 2007년 하반기부터 효과를 발휘했다. 제품 단가가 하락해도 같은 공장에서 매출은 늘어났다.
 

8세대 공장은 이런 노력이 모두 집결되는 실험대다. 8세대 공장은 장비하나 설치하는 것에서부터 모든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생산효율을 극대화 한 공장을 만드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투자분중 4000억원 가량을 내년초로 이월시켰는데 장비검수를 철저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부분 신규공장은 가동 초기 생산성이 떨어지고 수율을 높이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8세대 공장은 장비가 입고되고 튜닝되면 곧바로 정상수율로 올라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입고된 장비 성능특성에 대한 확인을 양산전에 완벽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보니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구도회 상무(사진)는 "내년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첫해부터 흑자를 내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생산성 문제, 대규모 감가상각, 경기둔화 부담 등을 감안하면 첫해부터 흑자를 낸다는 것 자체가 극한도전이다. 가동 첫해 흑자,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기업에게 이보다 매력적인 성과가 있을까.

◇투자, 지역경제를 바꾸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공장 8세대뿐 아니라 구미공장에서도 전격적으로 1조3000억원 추가투자를 결정했다. 올 하반기에만 1조원, 내년 3000억원을 투자한다. 노트북용 LCD 1위를 유지한다는 목표에 따라 6세대 라인증설에 들어간 것.

LG디스플레이가 파주와 구미공장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해당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 증설현장을 방문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구미시청 이홍희 기업사랑본부단장은 직원 2명과 함께 득달같이 달려왔다. 구미 기업유치를 담당하는 이 단장은 구미공단의 입지조건, 구미시청의 기업 지원시스템, 유치 전략 및 현황에 대해 많은 시간 동안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를 비롯 LG전자, 실트론 등 LG계열사들과 삼성전자 휴대폰공장이 기본축인 구미시는 태양광발전 관련 기업, 일본 IT 부품업체 유치작업에 한창이다.

이 단장은 "구미시는 기업활동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담당자로서 LG나 삼성의 좋은 인력을 구미공장에 붙잡아 놓기 위해 구미시청 여직원들과 중매까지 서기까지 했다"며 "시민들은 LG디스플레이가 추가투자를 결정하자 자발적으로 음악회를 열어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이같은 노력에는 그만큼의 이유가 있다. 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 증설로 1500명 고용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파주 8세대 공장은 현재 800명에서 공장이 가동되면 1200명으로 늘어난다. 특히 파주공장은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국내외 협력업체 공단이 별도로 조성됐고, LG 계열사들의 LCD클러스터가 착공에 들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또 모든 관련 장비·부품업체들에게 기회를 줬다. 과거에는 특정 협력업체를 선정해 독점적 권리를 줬지만 이제는 기술력 있는 업체들 모두가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파주 8세대 공장에 직접 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는 100여개다.

구도회 상무는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중요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준비를 잘하는 자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다"며 "내년 시장에서 진정한 강자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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