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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와의 A매치에서 후반전에만 2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는 경기에서 자축하는 멀티골 활약이었다.
이동국은 이날 통산 100번째 A매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격했다. 손흥민, 조영철 등 까마득한 후배들과 함께 대표팀 공격을 책임졌다.
이동국은 전반전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몇 차례 위협적인 움직임과 슈팅을 날렸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본인도 아쉬운 듯한 표정과 몸짓이었다.
이어 11분 뒤인 후반 19분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명주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몸을 맞고 굴절되자 이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골문 구석을 뚫었다.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다운 놀라운 골 집중력이었다.
이동국의 활약은 월드컵 성적 부진으로 침체된 한국 축구에 희망의 빛을 선물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날 선수들은 최근 대표팀 경기에 실망했던 국민에게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 투지를 불태웠다. 그런 노력이 이동국의 환상적인 마무리와 결합해 화려한 꽃을 피웠다.
이날 후반 33분까지 78분간 활약한 뒤 3만4000여 관중의 박수를 받으며 이근호(상주 상무)와 교체됐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이동국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대표팀의 최고참. 16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면서 누구보다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던 이동국이 다시 한번 한국 축구의 구원자로 떠오른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