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후퍼’ 안희욱 “농구계 YG 설립 꿈꾼다” (인터뷰)

  • 등록 2014-09-01 오후 2:04:01

    수정 2014-09-01 오후 3:48:33

△ 힙후퍼 출신 안희욱 씨의 모습. / 사진= 안희욱 씨 제공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최종 꿈은 농구계의 YG를 만드는 것이다”

‘전설의 힙후퍼’ 안희욱(30) 씨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00년대 초중반 그는 국내 길거리 농구계 가장 핫(Hot)한 인물이었다. 코트 위에서 화려한 드리블과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자신보다 키 큰 상대를 쉽게 제치곤 했다. 프로선수 문경은이나 이상민, 김승현과의 대결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당시 100여 명의 인파가 둘러싼 가운데 펼쳐진 프로선수와의 1대1 대결 장면은 마치 미국 뉴욕 할렘가의 스트리트 농구 배틀을 떠올리게 했다. 아마추어 농구인들에겐 전설적인 장면으로 기억된다.

지난달 31일 서대문구의 한 카페에서 안희욱 씨를 만났다. 길거리 농구 대회에 출전하던 때보단 다소 체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강렬했으며 옷차림도 여전히 힙후퍼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농구에 관한 이야기들로 말을 풀어갔다.

안희욱 씨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 2월 그는 스킬 트레이너(Skill Trainer)라는 직함을 갖게 됐다. 지난해 12월 tvN 대국민 창직 서바이벌 오디션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에 출전해 당당히 ‘톱5’에 들며 스킬 트레이너에 출사표를 던졌다. 스킬 트레이너는 국내 존재하지 않던 직업이다. 이는 수치적 통계와 영상 분석,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통해 선수의 드리블 실력 향상 등 농구 스킬의 발전을 가져오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일종의 농구 기술 전문가인 셈이다.

△ 과거 안희욱 씨(왼쪽)는 프로 농구선수 문경은과 대결을 펼쳤다. / 사진= 안희욱 씨 제공


어린 시절 그의 꿈은 사실 농구선수였다. 그러나 신체적인 조건과 현실적인 이유로 결국 꿈을 접어야 했다. 안희욱 씨에겐 새로운 꿈이 생겼다. 농구 에이전시를 설립하는 것이다. 그는 스킬 트레이너로 그 꿈의 첫 발을 내딛었다. 안희욱 씨는 “국내 농구 유망주들은 체력, 전술과 전략 위주의 훈련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 기술을 훈련하는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한국 농구가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이 부족하게 된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창업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농구 종주국인 미국의 경우 초, 중, 고, 대학 선수들은 물론 프로선수들까지 스킬 트레이너를 고용해 개인 기술 향상을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안희욱 씨가 주도하고 있는 스킬 트레이닝은 총 4가지 파트로 구성된다. 선수들은 드리블, 신체 밸런스 스킬 트레이닝과 영상 분석, 데이터 측정 및 분석 시스템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킨다. 안희욱 씨는 체대입시 실기준비 경험과 20년에 걸친 농구 경력을 바탕으로 이 시스템을 제작했다. 기존 농구교실과는 체계성에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선수들의 훈련이 진행되는 곳에는 대형 거울이 설치돼 있다. 선수들이 드리블하는 자신의 모습을 다각도로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안희욱 씨는 이 같은 모습을 촬영해 분당, 초당 드리블 수 등에 관한 데이터를 만들고 자세 분석을 통해 선수들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는다.

국내 농구계에 이 같은 시스템의 도입은 획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축구로 따지면 독일 축구 발전의 기반이 된 ‘SAP 매치 인사이트(SAP Match Insights)’와 비슷한 시스템이다. 독일 축구 코치진은 SAP 매치 인사이트라는 축구분석 프로그램을 이용, 선수들의 운동량과 심박수, 슈팅 동작, 방향, 순간 속도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점검하고 선수 상태 확인과 선수 기용에 활용한다.

△ 안희욱 씨(왼쪽)가 선수를 데리고 스킬 트레이닝을 진행 중이다. / 사진= 안희욱 씨 제공


스킬 트레이닝 비용은 주1회 3개월 기준 150만 원 선이다. 안희욱 씨는 “재계약 여부는 3개월 후 선수 본인이 판단한다. 농구교실과 달리 자신의 기량 향상을 수치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며 “용산중학교 농구부원으로 활동 중인 정우진 선수의 경우 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그는 “K팝 뮤직비디오 형태의 고퀄리티 영상을 통해 기량 발전이 있는 선수들을 홍보할 계획이다. 소장용 영상을 갖게 된 선수들은 사기가 높아져 목표의식도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YG 엔터테인먼트 등 가요계 대형 기획사들의 선진 시스템을 농구계에 도입한 셈이다.

안희욱 씨는 스킬 트레이닝이 침체된 농구계의 선수 수급 문제에 도움일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는 프로 출신의 농구인과 차별화된 방법으로 농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나타냈다. 길거리 농구 선수와 스포츠 미디어 콘텐츠 편성 PD(KT 올레TV), 전국 힙훕 투어 기획 등을 하며 지난 20년 간 농구계에 몸담아 온 그가 농구계 YG 설립이라는 큰 꿈을 실현할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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