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로드]개의 거시기를 닮은 `개불`<47>

땅 파먹고 살며 해양 생태계 풍요롭게 만드는 생물
날것도 좋지만 굽거나 양념해서 볶아서 먹기도
개의 생식기와 비슷해 서양 시각에서는 거부감 일기도
  • 등록 2021-09-25 오후 7:00:00

    수정 2021-09-25 오후 7: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개불은 한국인이 즐기는 수산물이다. 몸은 최대 30cm까지 자라고 표면에는 돌기가 많다. 입과 항문은 강모(뻣뻣한 털)가 둘러싸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 해변에서 주로 서식한다.

개불.(사진=연합뉴스)
환형동물문에 속하는 이 생물은 바다의 보배다. 개불은 조간대(潮間帶)에 형성된 토양에서 U자(字)형 굴을 파고 산다. 주로 모래나 갯벌 형대로 존재하는 이 지역에서 땅을 파먹으면서 양분을 걸러 섭취하고 나머지는 배설하기를 반복한다.

이런 식으로 해양 토양을 끊임없이 솎아냄으로써 양분을 고루 퍼지게 하고 오염 물질을 정화한다. 같은 환형동물문에 속하는 사촌뻘 지렁이도 흙을 파먹고 뱉기를 반복하면서 토양을 기름지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점에서 둘은 닮았다.

개불이 파놓은 터널을 터 잡아서 갯지렁이와 조개류, 게류 등이 공생한다. 개불의 배설물은 토양에 다시 스며 양분으로 쓰인다. 먹이 활동으로써 자신과 다른 해양생물, 토양에 도움을 주는 생태계에 이로운 생물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날것으로 썰어 먹는다.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를 게워낸 간장에 찍어 먹는 게 보통이고 안주로 인기가 좋다. 오도독한 식감과 감칠맛과 단맛이 난다. 개불 초밥도 미식가의 식욕을 돋우는 별미다.

선도가 날것으로 먹기에 여의치 않으면 구워먹거나 양념해서 익혀 먹는다. 중국에서는 건조해서 야채와 함께 볶아 먹는 게 일반적이다. 낚시광 사이에서는 가자미 등을 낚는 미끼로서도 알려졌다.

독특한 생김 탓에 개불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분홍빛에 가까운 기다란 몸체가 개의 생식기와 비슷해서 ‘개불’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평소에 가죽에 감춰져 있다고 교미할 때 붉게 드러나는 모습이 개불과 똑 닮았다.

2019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드레이크스해변에 밀려온 수많은 개불의 모습.(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이런 시각은 동서가 다를 게 없다. 개불은 영어로 ‘페니스 피시’(Penis fish)라고 명명한다. 이런 시각에서 개불을 먹는 동양의 문화가 어색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한국 여행객에게 개불은 산낙지와 더불어 도전적인 한식으로 꼽히곤 한다. 2019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드레이크스해변(Drake’s Beach)에 수많은 개불이 떠밀려와 큰 뉴스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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