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버버리 후폭풍.."기업 경영진 연봉 법으로 제한"

시민단체, 연봉상한제 촉구.."경영진 인상률, 근로자 3배"
버버리 CEO 연봉 부결 `후폭풍`..英국민 78% 지지
  • 등록 2014-07-14 오전 9:17:44

    수정 2014-07-14 오전 9:17:52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영국 명품업체 버버리(Burberry)가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하려던 높은 연봉이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되자 영국 내에서는 아예 고위 경영진 연봉을 제한하는 내용을 법제화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경영진 연봉 추적단체인 하이페이센터(High Pay Centre)는 “회사 근로자 최저 임금에 연동해 고위 경영진 급여에 상한선을 두는 방안을 법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페이센터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영국 국민들 가운데 78%가 고위 경영진의 임금을 최저 임금을 받는 직원 연봉에 연동시켜 그 상한선을 설정하는데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하는 쪽은 13%에 불과했다.

센터측은 지난 1990년대말 이후 20여년간 기업 고위 경영자들의 임금이 180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60배 수준인 영국 평균 근로자 임금 상승률보다 3배나 높은 것이다.

하이페이센터는 “경제 성장률보다 더 높은 임원진의 임금 인상은 기업들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특히 확대되는 소득 불균형도 정치와 경제 불안정성을 확대시키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데보라 하그리브스 하이페이센터 이사는 “고위 임원들의 임금 인상에 제동을 거는 것은 영국 정부가 이제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할 이슈”라며 “정부가 어설프게 땜빵식 처방만 하다보면 영국 급여문화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주말 영국 명품업체인 버버리의 주주들은 연례 주주총회 표결을 통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포터 베일리에 대한 2000만파운드(약 346억원) 연봉 지급을 막아냈다. 50% 이상의 주주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버버리측은 작년 10월 내정돼 아직 이렇다 할 만한 실적도 보여주지 않은 베일리 CEO에게 2000만파운드(약 346억원)에 달하는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영국보험인협회(ABI)를 비롯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 감시단체 ‘Pirc’에서도 버버리의 급여 지급 방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분노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며 이를 개선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뿐 아니라 앞서 영국 대표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1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 가운데 바클레이즈, 아스트라제네카, 피어슨, 레킷 벤키저, WPP 등에서 고위 경영진의 높은 연봉이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빈스 케이블 영국 산업장관은 지난 2012년 대기업 경영진의 과도한 급여 인상을 규제하기 위해 상장 기업들은 3년마다 이사진 급여 계획을 주주들에게 보고해 의결 사항을 반드시 따르도록 했다. 고위 임원의 연봉 컨설팅을 담당하는 MM&K에 따르면 FTSE100 편입 기업들의 CEO 평균 보수는 지난해 7% 줄었다. 2012년에도 5% 줄었다. 그러나 평균 보수는 420만파운드(약 73억4200만원)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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