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정리를 위해 녹음된 음성을 몇 번이고 들어봐도 기분 좋은 목소리였다. 쉐보레 레이싱팀을 이끄는, 그리고 매 경기 한국 모터스포츠의 역사를 쓰고 있는 쉐보레 레이싱팀의 이재우 감독겸 선수가 이렇게 단 한 번의 우승에 즐거워하는 그 모습, 그리고 한껏 들뜬 듯한 그 목소리가 되려 어색할 정도였다.
압도적 레이스를 펼친 쉐보레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
이재우 감독의 말처럼 지난 주말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진행되었던 2017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라운드 ASA GT 클래스의 결승 경기는 경기 시작과 함께 승부가 갈렸다. 이재우 감독은 GT-1 클래스에서 가장 먼저 1번 코너를 진입했고 적어도 우승컵의 행방은 결정된 모습이었다.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기도 전, 쉐보레 레이싱팀의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는 2위 그룹과의 간격을 5초 이상 벌렸다. 그 순간을 회상한 이재우 감독은 “사실 경기 초반 간격을 벌린 후 차량의 페이스를 낮췄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주행 페이스는 이상하리만큼 빨랐다.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는 계속해서 2위 그룹과의 간격을 벌리는 모습이었다.
이는 이날 진행된 예선 기록 중 가장 빠른 기록으로 GT-1 클래스 내 유일한 2분 23초 대의 기록이었다. 한편 이재우 감독의 팀 메이트이자 연예인 드라이버, 그리고 2015 GT 클래스 챔피언인 안재모 역시 2분 24초 419를 기록하며 쉐보레 레이싱 팀의 강세를 입증하는 모습이었다.
이재우 감독은 “1세대 크루즈 역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차량이지만 2세대, 그러니까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는 더욱 가벼운 차체와 뛰어난 강성 등을 더한 덕에 더욱 강력한 레이스카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분명 전륜 구동 차량 특유의 언더스티어가 존재하지만 차량 무게가 가벼워진 만큼 레이스카 개발에서 무게 배분에 많은 이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쉐보레 레이싱팀이 선보인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의 움직임은 남달랐다. 물론 후륜구동 차량으로 레이스를 펼치는 경쟁 팀보다는 코너링에서 다소 느린 모습이지만 코너 안쪽을 매섭게 파고드는 모습은 언더스티어를 확실히 억제한 쉐보레 레이싱팀의 기술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사실 지난해 쉐보레 레이싱팀이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내놓고도 결승에서 역전을 당하는 이유 역시 경기 후반 타이어의 내구성이 모두 소진된 탓이다. 이에 슈퍼레이스 GT 클래스의 주행 거리가 너무 길다는 지적 역시 뒤따른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는 한층 우수한 밸런스와 쉐보레 레이싱 팀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한편 쉐보레 레이싱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를 설명할 때 엔진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GT-1 클래스 규정으로는 2.0L 터보 엔진이 가장 유리한 선택이라 할 수 있는데 쉐보레 레이싱팀은 이보다 배기량이 작은 1.8L 에코텍 엔진에 엑스카르고 터빈을 조합해 출전해 경쟁팀을 압도하고 있다.
쉐보레 레이싱팀의 이재우 감독은 “시즌 종합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두 대의 레이스카가 모두 리타이어했던 개막전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지만 2전에서 곧바로 우승과 3위를 달성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며 “한 박자 늦은 시작이었지만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종합 우승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새로운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의 다양한 강점을 살리고 반대로 단점은 최소로 줄여 보다 완성도 높은 주행을 선보일 것”이라며 “쉐보레 올 뉴 크루즈 GT-1 레이스카는 이제 막 데뷔한 레이스카인만큼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전성기를 기대해달라”라며 레이스카의 활약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