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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하다 보니까 하고 싶어졌다’는 대사가 작품 속에 나온다. 지금 우리들의 심정이 그렇다.”
서울시합창단 단원 한상희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열린 창작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9월 20·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제작발표회에서 공연을 앞둔 심정을 이같이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산하 7개 서울시예술단(서울시국악관현악단·청소년국악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극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이 처음으로 함께 선보이는 통합공연이다.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및 내년 봉오동 전투의 승전 100주년을 기념하며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홍범도(1868~1943) 장군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서로 다른 예술장르에서 활동하던 단원들이 함께하는 이색적인 무대로 공연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중 김표도르 역으로 연기까지 하는 한상희는 “다른 예술단 단원들과 함께 연습하다 보니 장르 경쟁보다 내 역할에 어떻게 녹아들어 즐겁게 할 것인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며 “다같이 하나로 버무려지면서 생기는 에너지가 있다”고 연습 분위기를 전했다.
연극 ‘처의 감각’ ‘손님들’을 쓴 극작가 고연옥이 쓴 극본을 서울시극단 단장을 맡고 있는 연출가 김광보가 총연출을 맡아 무대화한다. 서울시무용단의 정혜진 단장이 안무를, 작곡가 겸 음악감독 나실인이 음악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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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카자흐스탄의 고려극장에서 수위로 일했던 홍범도 장군의 말년에 초점을 맞춘다. 김 연출은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극이라고 오해할 수 있겠지만 영웅이 아닌 홍범도의 삶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며 “독립운동사에서는 영웅이지만 말년에는 쓸쓸한 삶을 살았던 홍범도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홍범도 장군이 일했던 고려극장이다. 고 작가는 “홍범도 장군이 살았을 당시의 고려극장은 타지에서 고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공간이었다”며 “평화와 위로를 준 극장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 세종문화회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출연진의 규모다. 7개 서울시예술단 단원 300여 명이 3000여 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채우는 진풍경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들은 현재 음악팀과 드라마팀으로 나뉘어 연습을 하고 있다. 김 연출은 “첫 통합공연인 만큼 300여 명 단원들이 모두 출연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이를 주장했다”며 “쇼케이스 리허설을 하면서 9월 공연도 하나로 뭉쳐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인공 홍범도는 서울시극단 단원 강신구가 맡는다. 강신구, 한상희 외에도 서울시뮤지컬단 단원 박성훈·유미·주성중, 서울시합창단 장철유 등이 주요 배역을 연기한다. 티켓 가격은 2만~7만원. 오는 2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및 주요 티켓 예매처에서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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