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포스코 베트남진출 10년..선도기업 자리매김

  • 등록 2002-12-09 오전 10:35:04

    수정 2002-12-09 오전 10:35:04

[호치민·하노이·하이퐁·방콕=edaily 김기성기자] 지난 92년 한국-베트남 수교와 때를 맞춰 시작된 포스코(05490)의 현지 합작을 통한 베트남시장 진출이 세계적인 기업인지도와 품질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10년새 확고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연도금강판 합작법인인 포스비나(POSVINA)는 설립 3년만에 이미 투자비 전액을 회수하는 한편 선재 및 철근 합작법인인 VPS는 포스코의 기업인지도와 품질력을 인정받아 현지 최고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등 선도업체의 위치를 다지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동남아시아지역 국가중 거의 유일하게 일본기업이 아닌 한국기업이 철강시장을 선점, 연 7% 성장율 등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부상한 베트남은 물론 2004년 자유무역지대(AFTA) 시행을 앞두고 있는 아세안지역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일관제철소 설립의 마스터플랜을 갖고 있는 등 철강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베트남 정부가 포스코를 철강분야의 최우선 파트너로 삼고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어 향후 포스코의 위상 및 역할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술 및 경영 노하우의 전수 뿐 아니라 사회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는 포스코의 베트남투자 10년은 오는 22일 한-베트남 수교 10주년을 앞두고 양국관계의 개선을 위한 민간 외교사절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는 현지 업체들의 신규투자로 심화되고 있는 일부 품목의 공급과잉과 현재까지는 건설업 이외에 이렇다할 수요산업이 없는 베트남 철강산업의 현실을 중장기적인 전략을 통해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선두업체로 자리잡은 포스비나·VPS = 포스코가 합작 형태로 베트남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한-베트남 수교 몇달전인 92년4월. 포스코는 베트남 남부철강공사와 50%씩 출자, 자본금 390만달러 규모의 포스비나를 베트남 남부 경제의 중심지인 호치민시 인근에 설립했다.

지붕 등 건자재용으로 주로 쓰이는 아연도금강판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포스비나는 초창기 품질경쟁력과 독과점시장의 혜택을 바탕으로 설립 3년만인 95년 이미 투자비 전액을 회수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101만달러와 120만달러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97년부터 경쟁업체들이 속속 출현함에 따라 경영환경이 녹록치는 않은 편이다. 독과점 체제를 누렸던 초창기와는 달리 합작법인 3개와 현지업체 20개 등 총 23개 업체들이 아연도금강판시장에 대거 뛰어들어 공급과잉과 가격경쟁이 극심해졌기 때문. 연간 수요량은 20만톤인 반해 공급능력은 40만톤으로 업계의 평균 가동률은 50% 수준에 불과하다.

포스비나는 이같은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강판 쪽으로 눈을 돌렸다. 총 360만달러를 투자, 지난 6월 연산 2만2000톤 규모의 컬러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베트남에서 주로 건자재용으로 사용되는 컬러강판의 톤당 가격은 700달러로 아연도금강판의 500달러보다 200달러 높다.

포스비나는 이번 공장 준공으로 생산량이 기존의 2만톤에서 4만톤으로 확대되고 고부가가치 강판의 판매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내년 매출액이 올해 예상치인 1110만달러 보다 119% 증가한 243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설비(CGL)합리화를 통해 수입제품과 동일한 컬러강판 품질을 조기에 확보, 오는 2005년까지 투자비를 모두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선재 및 철근생산업체인 VPS(VSC-POSCO STEEL)는 지난 94년1월 건설용 강재시장을 공략할 목적으로 베트남 최대 산업도시인 하이퐁에 세워졌다. 포스코(35%)를 비롯해 대우(10%), 포스틸(5%) 등 한국측과 베트남측이 자본금 1683달러의 절반씩을 출자했다.

이듬해 9월 연산 20만톤 체제로 가동에 들어간 VPS는 베트남 건설경기의 꾸준한 호조에 힘입어 99년 누계흑자로 전환된 이후 업계의 공급과잉 상황에서도 매년 최고 경영실적(생산 및 판매, 이익)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는 생산량 26만2200톤, 매출 7154만달러에 순이익 303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누계생산 100만톤을 달성했다. 실수율과 작업율도 올해 기준으로 각각 96.4%와 88.2%를 기록, 베트남 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있으며 지난 2000년부터 배당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4~5년내 투자비를 전액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VPS의 품질경쟁력에서 출발했다. VPS의 선재는 북부지역에서 최대 60%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철근은 경쟁업체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VPS도 포스비나와 마찬가지로 공급과잉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올해만 6개 업체가 새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가 대부분 VPS와 같은 북부지역에 신설돼 철근과 선재시황이 악화됐다.

이경섭 VPS 관리부장은 "신규업체들의 진입으로 올해만 129만톤의 공급과잉이 발생하는 등 앞으로 3~4년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지만 베트남 건설용 강재시장이 연간 15~20% 성장하고 있어 그 이후에는 수급의 균형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갈바륨·전기로 건설 검토중..파이넥스 지원도 = 포스코의 합작법인들은 현지 수요산업의 전망에 따라 신규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베트남 정부에서 마련한 철강산업 마스터 플랜의 협력파트너로써 신규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비나는 올해 컬러강판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아연도금강판과 갈바륨을 함께 생산할 수 있는 별도의 공장신설도 고려중이다.

한철호 포스비나 부사장은 "경쟁업체들보다 한발씩 앞서가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의 신규유망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포스비나는 아연도금강판, 컬러강판, 갈바륨 등을 생산하는 표면처리전문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VPS는 수요산업의 추이를 봐가면서 고부가가치 경강선재 생산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 94년 설립 당시 계획됐으나 IMF 사태로 취소됐던 전기로 건설의 타당성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8월말 베트남 정부와 맺은 철강기술 협력에 대한 합의서 대로 차세대 제철공법인 파이넥스의 상용화가 성공하면 기술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파이넥스공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투입해 쇳물을 뽑아내는 차세대 철강기술로 특히 기존 고로의 코크스, 소결공정이 없어 투자비가 적고 운영도 쉬우며 공해물질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 포항제철소에 연산 60만톤의 파인넥스 시험설비를 설치, 내년 상반기부터 1년간 진행될 시험가동에 성공하면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5월 ▲연산 40만톤의 냉연공장(02~04) ▲북·중·남부 각각 50만톤 빌렛공장(전기로)(02~06) ▲연산 100만톤 열연공장(04~07) ▲연산 450만톤 일관제철소(07~12) 설립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철강산업 마스터 플랜을 마련했다.

◇베트남외교의 민간사절 = 포스코는 베트남외교의 민간사절로도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하이노 사무소를 중심으로 대정부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을 뿐 아니라 합작법인들은 현지 근로자에 대한 경영노하우 전수와 지역사회공헌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베트남 현지직원을 한국으로 초청, 매년 한차례씩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VPS의 경우 하이퐁시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 성실납부상을, 2001년 10월에는 정부로부터 합작법인으로는 첫 노동훈장을 수상했다. 또 월드컵 기간중 교육청을 통해 초등학생에서 무료 축구공을 나눠줬으며 하이퐁시 내 고아원을 지정, 매달 쌀을 지원하고 있다.

◇태국 자동차강판 판매 확대 추진 = 한편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90km 떨어진 방파꼼산업단지내에 월 1만톤 가공능력을 가진 포스코의 코일센터 포스타이(POS-THAI)가 위치해 있다. 지난 97년 설립 직후 발생한 IMF 사태로 인해 환차손과 수요부진으로 고전을 면치못했던 포스타이는 현지에 진출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가전업체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는 매출 2436만달러에 영업이익 47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포스타이는 특히 자동차강판 판매의 전진기지로 육성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업체들이 밀집한 공단내에 프레스(성형)까지 할 수 있는 코일센터 설립을 검토중이다. 또 전진적으로 강화되는 철강규제에 대비해 전기강판, 아연도금강판, 산세코일 등 고급강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인찬문 포스타이 소장은 "포스코 본사는 완성차 업체 중심으로, 포스타이는 현지 부품업체를 중심으로 역할 나눠 자동차강판의 판매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포스타이는 앞으로 종합 프로세싱 센터의 기능을 확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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