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은 총재들 고액 주식투자…파월 "윤리규정 재검토"

'매파' 캐플런, 애플·아마존 주식 11억원 투자
보스턴, 리치먼드연은 총재들도 펀드 등 보유
"금리 결정하는 인사들 사적투자는 부적절"
고위직 인사들 주식거래 원천차단 주장도
  • 등록 2021-09-17 오전 9:18:11

    수정 2021-09-17 오전 9:18:11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이 주식과 펀드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이해상충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윤리 강화를 지시했다.

애플·아마존·화이자 등 대규모 주식 거래

1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주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은 총재가 지난해 애플과 아마존, 델타항공 등 100만달러(약 11억7000만원)가 넘는 규모의 주식을 수차례 거래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힌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부동산투자신탁 4개에 투자하고 화이자와 쉐브론, AT&T 등 주식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별로 적게는 수만달러에서 많게는 수십만달러에 이르렀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50만달러(약 5억9000만원) 넘는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됐다. 외부 관리자들이 감독하는 다양한 거래소와 에너지 회사들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에도 100만달러 넘게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캐플란 연은 총재(사진=AFP)


“사적 거래지만 이해충돌 여지 있다” 비판

이들 총재의 투자를 두고 이해충돌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적 금융거래이긴 하지만 미국의 물가와 고용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감독해야 하는 연준의 임무를 감안하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펴면서 시장에 역대급 돈을 풀고 있는 상황 속에 금리와 유동성에 관여할 수 있는 고위직 인사들이 주식과 펀드에 거액을 투자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2개 연은 총재들은 매년 돌아가며 통화정책 결정회의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위원으로 참여하는데, 이들의 결정은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높아지는 비난 여론에 파월 의장도 나섰다. 고위직 인사들의 금융 거래 활동에 대한 윤리 규정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하면서다. 연준의 한 관계자는 CNBC에 “지난주 파월 의장이 이사회 직원들에게 연준 고위직들의 허용 가능한 금융 자산 보유와 활동에 대한 윤리 규정을 포괄적으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며 “연준이 의무를 효과적으로 다하기 위해서는 미국인들의 신뢰가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윤리 규정 개정도 예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 “이번 점검은 해당 규정과 기준을 추가로 강화할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리적 차원을 넘어 고위직들이 사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거나 거래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월가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12개 연은 총재들에게 각각 서한을 보내 경고했다. 워런 의원은 캐플런 총재에게 “(연준) 고위직들의 광범위한 정책결정 영향력과 경제에 관한 정보 접근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거래(대규모 주식 거래)는 이해충돌 우려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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