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가 입으면 패션도 '전략'

리바이스, 뉴발란스, 르노 무테 안경 '잡스 룩' 완성
  • 등록 2011-10-07 오후 12:20:00

    수정 2011-10-07 오후 3:51:4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그가 입으면 옷차림도 `전략`이 됐다. 검은색 이세이미야케 터틀넥(목이 반 정도 올라오는 티셔츠)과 리바이스501 청바지, 그리고 뉴발란스 99X 운동화, 르노의 동그란 무테안경까지. 바로 스티브 잡스가 10년 넘게 고수한 아이템들이다. 잡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제품 설명회 때면 늘 이 차림이었다. 이른 바 `잡스 룩`.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그는 정작 이 패션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냥 편해서"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어떤 저널리스트는 "제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본인은 튀지 않는 옷을 입는 고도의 전략"이란 분석을 내놨고, 또 어떤 패션전문가는 "아이폰은 계속 업그레이드되는데 패션은 왜 늘 똑같은가”라는 혹평을 가하기도 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옷차림의 파워`라는 기사를 통해 "스티브 잡스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평범한 옷을 입음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이 아닌 애플 제품에 더더욱 관심을 두도록 하는 데 주목한다"고 썼다.

이유가 어찌됐든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일관성 있는 그의 패션은 애플 제품의 혁신성을 오히려 더 도드라지게 했다는 데에 이견이 없게 만든다.

잡스 스타일의 핵심 중 하나는 단순함(simple)에 있다. 단순함은 한입 베어 문 사과를 상징으로 하는 애플의 기업 이미지와도 닮았다. 이 평범하면서도 동시에 전략적(?) 스타일은 잡스이자 곧 애플의 아이콘으로 굳어지게 만든 셈이다. 여기에는 잡스에 대한 신뢰도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패션이 유행했을 정도다. 잡스가 신은 스포츠 슈즈 '뉴발란스'는 전세계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인기가 시들어질 때 즈음 신제품 설명회에서 잡스가 이 슈즈를 신고 나타나면 다시 매출이 수직 상승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그가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앉던 의자까지 화제가 될 정도였다. 그가 선택한 까만색 1인용 소파는 카시나의 `LC3소파`. 스위스 출신의 건축가이자 화가였던 르 코르뷔지에가 1928년 가구디자이너 샬롯 페리앙과 함께 만든 `그랑 콩포르(Grand confort, 위대한 편안함)`라는 이 소파는 완벽한 디자인을 애플 또한 지향하겠다는 전략이 담긴 선택이었다고 알려진다.

평소 `위대한 제품은 취향(taste)이 일궈낸 성취`라고 강조해온 잡스는 "당신도 최고의 물건을 써보고 그걸 삶과 일에 반영하라"고 조언하곤 했다.

소비자들은 아이폰과 잡스도 함께 구매했다. 역사를 움직인 영웅에서 현실을 바꿀 새로운 문화를 제시하던 잡스. 등장 만으로도 흥분됐던 CEO 잡스는 그 자체가 패션이자 브랜드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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