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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갑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금(金)과 달러화 등 소위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금, 달러와 관련된 펀드,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차츰 브렉시트 충격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들 자산가격이 높은 수준이라 추격 매수는 자제하는 편이 좋을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금과 달러 관련 상품 수익률 엇갈려
26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달러 관련 펀드와 ETF 수익률은 저조했다. `키움달러1.5배레버리지특별자산1` 수익률은 마이너스(-) 4.75%를 기록했다. 달러 관련 ETF인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와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 수익률도 각각 -3.03%, -6.39%였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달러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탓이다. 또 일본은행(BOJ)가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부양책을 꺼내들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실제 지난 14일 95.04를 기록했던 달러인덱스는 지난 23일 93.52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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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선호 높아도 추격매수 부담”
달러 관련 상품의 경우 달러가 향후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효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등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금 관련 상품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지 않다. 브렉시트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당분간 증가하겠지만 금값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4일 국제 금 가격은 브렉시트 영향으로 4.66% 폭등한 온스당 1320달러를 기록했다. 김효진 연구원은 “현재 금 관련 상품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이익 실현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 투자하기엔 부담스럽다”고 했다. 박혁수 대신증권 자산배분실 팀장도 “금값이 이미 고점이어서 지금 추격 매수하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6월 초부터 브렉시트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가 시장에 반영돼 있는 만큼 추가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간을 나눠 금과 달러 관련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승우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자산배분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브렉시트 충격이 지속될 때 금과 달러 수요가 있기 때문에 금과 달러 관련 상품에 투자하면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세계 각국의 재정정책 등으로 브렉시트 충격이 완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과 달러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