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담긴 山의 심장소리

사석원 `산중미인` 전
2년간 100여개 폭포 답사
자연의 생생한 기운 전해
  • 등록 2012-05-25 오전 10:35:07

    수정 2012-05-25 오전 10:35:17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3일자 35면에 게재됐습니다.
▲ 사석원 `철원 명성산 삼부연폭포`(사진=가나아트센터)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꼬박 2년 반이 걸렸다. 수려하기로, 기운차게 뻗는 형세로 소문난 한국 유명폭포를 둘러보는 데 걸린 시간이다. 방방곡곡에 숨은 100여개 폭포를 답사했다. 그런데 폭포가 어디 눈에 잘 띄는 곳에 있던가. 산속 깊숙이 들어서야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폭포다. 명폭일수록 그 깊이가 깊었다. `산중미인(山中美人)`은 다름 아닌 비밀스런 파라다이스였다.

중견화가 사석원(52)의 폭포유람기라 해도 무방하겠다. `산중미인` 전, 영문으로 `Secret Paradise`라 이름붙인 전시는 그렇게 작가가 발품을 팔아 얻어낸 장대한 기운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옮겨놓은 자리다. 2년 반 답사 후 6개월 간 몰아 그렸다는 신작 40여점을 내놨다. `덕유산 칠연폭포` `철원 명성산 삼부연폭포` `주왕산 달기폭포` 등 지형과 모양새가 제각각인 폭포들을 펼쳐냈다.

이렇듯 다른 그림들이지만 모두를 아우르는 작가색이 있다. 화법이다. 덕지덕지 물감을 발라 얻어낸 두터운 마티에르(재질감), 유화를 그리면서도 사용했던 동양화 모필이 작가만의 독특한 기법과 필력을 돋보이게 한다. 말 그대로 `떡칠`하다시피 한 물감의 두께는 족히 3~4cm에 이른다.

▲ 사석원 `황소와 폭포`(사진=가나아트센터)
작가는 풍류가객이라 불리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예부터 산과 물은 풍류의 중심 아니었나. 더구나 작가는 그림을 업으로 사람 만나기를 즐기고 술잔 위에 인생을 띄울 줄 아는 이다. 풍류가 삶의 원천인 동시에 작품세계의 중심이란 얘기다.

폭포를 찾아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우렁찬 폭포의 소리를 먼저 듣고, 그 위용을 만나고, 주위에 산적한 온갖 생명체를 살펴 “두근거림”을 받는 것. 폭포와 병치되거나 전면에 세운 나무와 꽃, 황소와 호랑이 등, 이들 생명체들이 지닌 존귀와 경외는 그가 느낀 삶의 본질 그대로다. 신명나게 쏟아낸 그림들에는 대자연의 빛나는 에너지가 살아 꿈틀댄다. 6월3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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