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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5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7%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3.8% 올랐다. 199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의 예상치인 전월 대비 0.5% 상승과 전년 대비 3.5% 상승을 모두 웃돌았다. 지난 4월에는 근원 CPI가 각각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3.0% 오른 바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월비 상승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은 다소 불안한 신호”라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주장처럼 물가압력이 일시적인 현상, 즉 소비자물가가 5월 정점을 기록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 시장이 주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물가 급등에는 ‘경제 재개’와 ‘공급망 차질’ 영향이 반영돼 점차 이 영향이 소멸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5월 CPI가 당장 테이퍼링(매입 자산 축소) 신호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4~5월 소비자 물가 급등이 미 연준이나 시장의 기대처럼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여부를 6~7월 중 물가지표에서 확인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면서 “5월 고용지표의 부진에 이어 지난주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하는 등 고용시장 회복이 더디다는 점도 미 연준으로 하여금 서둘러 테이퍼링에 나설 필요성을 낮췄다”고 짚었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유가가 70달러를 넘었고, 미국 물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임대료의 상승 압력도 커진 상태다. 때문에 5월 물가 지표로 인해 다음주 개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이 논의되지 않더라도 하반기에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서비스 물가가 물가 지표를 뒷받침할 수 있고, 적정한 경제 성장에 필요한 인플레이션 수준인 2%를 상회하는 밴드 내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플레이션에 관한 이러한 판단은 최근 연준 인사들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하반기의 쟁점인 테이퍼링에 정당성을 부여할 만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