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사 "자존심이 밥먹여주나"..수입약 도입 경쟁

상위사들 중심 수입신약 도입 `총력`
`열악한 제품력·제네릭시장 포화`배경..계약조건 악화 등 우려
  • 등록 2011-03-28 오전 9:29:41

    수정 2011-03-28 오전 10:21:52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내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로부터 수입신약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네릭시장 포화, 자체개발 신약 부족 등으로 가만히 앉아 있으면 경쟁에서 밀린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국내사들이 신약이나 개량신약보다는 수입약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수입약 도입 경쟁으로 계약 조건도 불리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의 공동판매 계약이 증가하는 추세다. 공동판매 계약을 통해 국내사는 영업력에 강점이 있는 의원급 판매를, 다국적제약사는 종합병원 판매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상위제약사들 수입약 도입 활발..`외형 확대` 목표

동아제약(000640)은 지난해 GSK와의 전략적 제휴 이후 B형간염치료제 `제픽스와 헵세라`, 전립선치료제 `아보다트` 등 6개 품목의 판매를 진행중이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해부터 UCB제약의 8개 품목을 판매대행 하고 있으며 최근 베링거인겔하임의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의 영업도 시작했다.

수입약 도입에 소극적이던 대형제약사들도 최근에는 다국적제약사 제품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자체개발 개량신약이나 제네릭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던 한미약품(128940)은 지난 2009년 GSK의 오리지널 제품 3개 품목에 대한 공동판매를 시작으로 올해부터는 박스터의 영양수액제 3종을 판매리스트에 추가했다.

백신과 같은 자체개발 의약품의 의존도가 가장 높은 녹십자(006280)도 아스트라제네카와 고혈압약 `아타칸`의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상위제약사들이 수입신약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자체개발 의약품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열악한 자본·기술 여건상 차별화된 신제품을 꾸준히 배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뿐더러 제네릭 시장도 이미 포화상태다.

국내사중 대웅제약(069620)이 수입신약 도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실제로 수입약 효과는 가파른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고혈압약 `올메텍`을 비롯해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 등 주력제품들이 대부분 수입약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고혈압약 `자누비아`에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의 일반의약품에 대해서도 판매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부터 공동판촉에 돌입한 화이자의 `프리베나`는 단숨에 4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회사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1일 얀센과 소염진통제 `울트라셋ER`의 공동판매 계약을 맺으며 다국적제약사를 통해 꾸준한 파이프라인 확보작업에 나서고 있다.

지속적으로 대형제품의 판매권을 가져온 대웅제약은 대다수의 국내제약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은 지난해 실적 고공비행을 지속하며 동아제약, 녹십자에 이어 매출 3위로 뛰어올랐다.

한미약품, 녹십자 등 전통적으로 수입약 도입을 꺼려하던 업체들도 외형 확대를 위해 수입약 판매권 계약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체개발 의약품 개발 소홀` 우려

수입신약 도입이 매출 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단기간에 매출을 확대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에 필수인 신약이나 개량신약의 개발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대웅제약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의 판매로 매출은 급증하고 있지만 신약 및 개량신약 분야에서는 경쟁사들에 비해 성과가 미미한 수준이다.

다국적제약사들도 경쟁력 갖춘 신제품 배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 경쟁을 펼치다보니 과거보다 계약 조건도 점차적으로 불리해지는 추세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GSK와 쎄레타이드 등 3개 품목의 판매 계약을 맺었지만 1년만에 판매권을 되돌려줬다. 계약 당시 약속했던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사가 다국적제약사에게 매출의 일정금액을 제공하는 로열티 비율도 높아지고 있어 수입약의 도입이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 쌍벌제 등 엄격해진 영업활동 규제로 과거처럼 제네릭 판매로 지속적인 수입을 거두기는 쉽지 않아 적극적으로 수입신약 도입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사들간의 경쟁에 수입약 도입에 지나치게 많은 계약금을 제시하는 등 계약조건도 다국적제약사들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분위기다"고 토로했다.

▶ 관련기사 ◀ ☞동아제약, 日 지진 피해돕기 성금 4억 전달 ☞[마켓in]동아제약 등기이사 오른 GSK 김진호 대표..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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