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동년배에 상대적 박탈감 느낀 탈북민, 월북 원해”

  • 등록 2020-07-28 오전 9:29:08

    수정 2020-07-28 오전 9:29:08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2004년 탈북한 민하주 국민건강보험공단 보장지원실 연구원은 정착지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 대해 “3개월 동안 생활하면서 한국 사회 적응교육을 받았지만 거의 도움이 안 됐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민 연구원은 28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공부에 대한 욕심이 컸고, 나가자마자 바로 공부하려고 했었는데 그것을 언제 지원을 하는지, 사실 ‘SKY’ 대학 이런 레벨, ‘인서울,’ 이런 것도 거의 가르쳐주신 적도 없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꿈에 따라서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그때는 제가 29살이었으니까 그런 것에 더 구체적으로 안내라든가 정보습득을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민 연구원은 2003년 모친이 병원에서 수혈 부작용으로 사망한 이후 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고, 2004년 탈북했다.

그는 “10월 29일 하나원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 가지고 대학을 알아보니까 이듬해 3월에 대학 입학이 있더라. 4개월 지나서 바로 간호대학에 입학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사회에 조금 적응을 하고 입학해야 하는데 한국 사회라고는 하나원에서 그 안에 말 그대로 폐쇄된 공간에서 교육받은 것이 전부였다. 겁도 없이 서울에서 무슨 간호대학 들어갔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짱짱한 수능 뚫고 들어온 새내기들과 공부한다는 건 무모하게 덤빈 것 같다. 그만큼 많이 힘들었다. 정말 많이 울고. 그런데 그건 의지력인 것 같다. 한 번도 중간에 휴학을 안 하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꿋꿋이 잘 이겨서 그만큼 자신감도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돌아보면 사회에서 일한 시간보다 대학에서 공부한 시간이 더 많다. 박사를 취득했으니까 더 할 거다”라고 했다.

남한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건 ‘외로움’이었다. 그는 “가족도, 친구도, 형제도 없고 이런 상황에서 외로움 때문에 밤중에 많이 울고, 북한 다시 가고 싶다고 하는 친구들, 동생들도 굉장히 많다. 막 돌아가고 싶다고. 주변에 가까운 사람이 없으니까 자꾸 북한 생각만 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거 생각하는 것보다 그 그리움이 더 크다. 저 같은 경우는 신앙 하나로 버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 “경제적 어려움도 있다. 누구나 다 똑같지만 햄버거 먹고 싶다, 과일 먹고 싶다, 이럴 때 돈 없으면 굉장히 위축되고, 또 우울해진다. 저 같은 경우 그때는 38만원 가지고 아파트 관리비, 교통비, 공과금 다 내고 나면 거의 남는 게 없었다. 그래서 점심은 대학교 도시락 싸와서 먹고, 저녁은 김밥 한 줄로 연명하고, 방학이면 또 아르바이트해서 북한에 언니가 암이어서 돈 보내주고, 정말 경제적으로 넉넉할 때가 없었다. 저 같은 경우 아껴 쓰고, 아껴 먹고, 또 안 다니고, 그렇게 견뎠던 것 같다”라고 했다.

‘주변 탈북민 중 월북을 원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옛날에 힘들었던 북한 삶하고 비교가 되는 게 아니고 함께 사는 남한의 동년배들, 잘 나가는 모습 보면서 열등감이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면서 자괴감이 드는 거 같다. 지금 정착도우미라고 있기는 한데, 제가 그쪽 가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때 말씀을 드렸지만 가장 중요한 게 친구가 되어 주는 거다. 막 해주려고 이런 것보다 정말 이 사람 믿을 수 있구나. 어려울 때, 힘들 때 내가 전화할 수 있구나, 이렇게 신뢰관계, 라포 관계 형성하는 게 중요하더라. 물론 가족이 없으니까 함께 해주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경제적 어려움은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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