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도어 상장폐지는 일본 경제의 `전환점`

  • 등록 2006-03-14 오전 10:36:58

    수정 2006-03-14 오전 10:54:54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13일 도쿄증권거래소의 라이브도어 상장폐지 결정은 일본 경제사의 큰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은행의 역사적인 통화정책 변경과 라이브도어의 상장폐지가 공교롭게도 잇달아 발표된 것을 지적하며, 이는 무리한 부양책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때 일본 `벤처업계의 신화`로 불렸던 라이브도어는 현재 주가조작과 분식회계 등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다음달 14일 상장폐지된다.

◇산업침체기 잇따라 설립된 신흥기업 시장이 화근

라이브도어는 지난 2004년 4월에 도쿄증권거래소의 신흥기업 시장인 `마더스`에 상장됐다. 당시 라이브도어의 매출과 세전이익은 각각 2억6000만엔과 1000만엔 정도로 기존 증시에 상장하기엔 어려운 상태였다. 그러나 정부의 벤처캐피탈 양성 방침에 따라 새롭게 설립된 신흥 시장에선 상장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일본은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와 산업침체로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고,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감소하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신흥기업들을 위한 마더스, 자스닥, 헤라클레스 시장 등을 설립했다.

소지츠 연구기관의 요시자키 다쓰히코 애널리스트는 산업침체기에 들어선 신흥기업 시장이 화근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들이 경쟁적으로 기업을 끌어 모으면서 검증되지 못했던 경영인들이 결국 법정에 서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느슨한 규제 속 경기부양책이 불러온 재앙

라이브도어는 느슨한 규제를 이용해 교묘히 실적을 부풀려 가며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막대한 자금을 공급해온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정책`도 라이브도어의 성장에 기름을 끼얹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자율이 기본적으로 제로인 시스템 하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대출 받은 돈을 주식시장에 쏟아부었다. 특히 상당수 투자자들은 `기업 인수와 주식 분할`로 대표되는 호리에 다카후미 라이브도어 사장의 경영방식에 크게 매료됐다.

호리에는 상장 때만 해도 "라이브도어는 유명하지 않은 회사지만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업이 빠르게 성장하자 "라이브도어의 목표는 세계에서 최대 시가총액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무모한 야망을 불태웠다.

◇새 장에 들어선 일본경제..라이브도어의 교훈
 
일본 경제는 빠른 회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주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이 극복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2001년부터 시행해온 통화완화 정책을 끝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위기의 시대를 풍미했던 라이브도어는 결국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신문은 시기가 기묘하게 맞아떨어진 `통화완화 정책의 종료`와 `라이브도어의 상장폐지` 는 일본의 경제 및 기업경영이 큰 전환점을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신흥기업 성장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지만 현재 일본 경제의 회복을 이끌고 있는 기업은 도요타와 신일본제철 등 긴 역사를 자랑하는 블루칩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흥기업 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산업구조 재편엔 결국 실패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이번 라이브도어 사건은 단순히 신흥기업을 우상화하거나 이용하려는 방식으로는 일본의 산업구조를 개선시킬 수 없다는 뜻깊은 교훈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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