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씨 인터뷰)강세? "아시아에선 안 통해"

亞 통화가치 상승..인플레 억제에 한몫
  • 등록 2010-04-08 오전 11:02:43

    수정 2010-04-08 오전 11:08:01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7개월전 월가의 모퉁이에서 달러(Dollar)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어깨는 축쳐져 있었고 기름졌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옷자락을 당기며 술 한잔 하고 가라던 지인도 사라졌다. 어디서나 귀빈 대접 받던 그의 행색은 유럽의 어느 몰락한 백작 가문의 20대손 같았다. 2009년 3월부터 8개월 연속 자신의 값어치가 급락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너 언제까지 그렇게 살래`라는 수모도 겪어야 했던 그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나 월가의 커피숍에서 달러씨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의 근황을 들어봤다.

- 요즘 다시 인기가 상승하던데요.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8개월째 확장세잖아. 고용시장도 살아나고. 덕분에 나도 체면이 좀 섰지. 유럽을 관할하고 있는 유로(Euro)씨는 요즘 죽을 맛이더군. 그리스가 국가부채위기로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고, 이웃국가들의 사정도 좋지 않아서 그래.  지난해 11월 이후 내 몸값은 유로씨 보다 12%나 올랐어.

- 아시아 지역에선 아직 예전의 인기를 만회하지 못하셨던데. 

맞어. 솔직히 유로가 죽을 쑨 덕에 내 위상이 조금 높아졌지, 아시아에선 아직 힘을 못쓰고 있어. 올들어서만 내 몸값은 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 한국 원에 비해 4% 가까이 떨어졌어. 심지어 요즘 친 탁신계열의 시위대 때문에 속을 끓고 있는 태국의 바트에 비해서도 3% 떨어졌어. 말레이시아 링깃과 비교하면 내 몸값이 좀 더 큰 폭(6%)으로 떨어졌지. 그 나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 탓에 링깃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야.

- 결국 중국과 인도로 대변되는 아시아의 성장엔진이 가장 두드러지고 미국이 그 다음이고, 유럽은 가장 못하다는 의미가 되겠군요.

그렇지. 근데 최근 트렌드와 관련해 한가지 덧붙이자면 상품 통화 역시 상종가를 치고 있다는 게야.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원자재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지. 옆집 사는 캐나다 달러는 이제 나랑 몸값이 같아 졌어(미국달러-캐나다달러 = 1.0035캐나다달러). 2008년 6월 이후 처음이지. 호주 달러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 아시아 쪽은 주식시장도 좋더군요.

그렇지. 그 나라 통화들의 몸값이 오르는 이유중에 하나야. 인도나 인도네시아의 경우 그 쪽 주식이 돈이 되겠다 싶으니까 많은 외국인들이 루피로 환전해서 주식을 사고 있어. 그렇게 루피를 찾는 외국인이 많다 보니 인도와 인도네시아 루피가 오르는 게야. 실제 어제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종합지수는 0.6% 오른 2898.58을 기록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어. 인도 뭄바이의 센섹스 지수도 1만7970.02로 마감, 2008년 2월 이후 최고였지.
 
- 요즘 중국 위안 때문에 머리 좀 아프시겠어요.

머리가 아프다기 보다는 아시아 국가들이 위안 평가절상 문제에 잠자코 있으니 조금 야속하더군.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아시아 수출국 입장에선 서구시장을 생각하면 중국이 경쟁자지만, 중국 자체 시장 역시 포기할 수 없는 거대한 수출 시장이니까.

- 그런데 아시아 국가 입장에서 자국 통화가 오르는 것을 저렇게 내버려 둬도 괜찮을까요.

일장일단이 있어. 수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솔직히 중국을 빼면 나머지 경쟁국들이 다 같이 오르는 것이니 크게 걱정이 안될 수도 있겠지. 오히려 출구전략, 즉 금리인상이라는 충격을 가하지 않고서도 물가를 잡을 수 있으니 좋잖아.
 
경제회복 초입에 금리인상이 부담스러운 국가들로선 통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 가뜩이나 요즘 원유랑 석탄 가격도 오르고 있으니. 최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한 것도 루피 상승덕에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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