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서 보던 '경주 미탄사지' 규모 확인…발굴성과 공개

미탄사, 13세기까지 운영
신라왕경 사찰과 다른 형태
  • 등록 2023-06-29 오전 10:20:19

    수정 2023-06-29 오전 10:20:1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경주 미탄사지’의 사역과 규모가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경주시와 함께 6월 30일 발굴조사 현장에서 경주 황룡사지 남쪽에 위치한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 주변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에 공개한다.

미탄사지 금당지 전경(사진=문화재청).
미탄사는 그간 역사 기록에는 남아 있지만 실존 여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다 2014년 문화재청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 사업에서 ‘미탄(味呑)’명 기와가 출토되면서 삼층석탑과 함께 사찰의 위치를 확인했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미탄사의 사역(사찰이 차지하는 구역)과 배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사 결과 ‘미탄사’는 8세기 후반 기존 황룡사지 남쪽 신라방 내 가옥에서 사찰로 전환돼 13세기까지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역은 신라왕경 방리제 안에서 방내도로로 구획된 곳에 세로 약 160m, 가로 약 75m, 면적 12,000㎡로 조성됐다. 삼층석탑과 금당지를 비롯한 여러 동의 부속 건물과 원지(정원 안에 있는 연못), 담장, 우물, 배수로 등을 갖췄다. 사찰 영역은 삼층석탑과 금당으로 구성된 예불 공간, 승려들이 거주하는 승방과 부속 건물 등으로 구성된 생활공간, 그리고 원지 일원의 후원공간으로 나눠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탄사는 추정 문지-탑-금당이 남북으로 배치됐다. 금당이 탑의 중심축선상에 벗어나 있어 전형적인 신라왕경 내 사찰과는 다른 형태의 가람배치를 보인다. 이는 8세기 이후 신라왕경의 도시가람으로 지어진 귀족층의 원찰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통일신라시대 왕경 사찰 연구에 있어 학술적 의미가 크다.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된 원지(약 33×28m, 약 900㎡)는 금당지 북서쪽에 위치한다. 동쪽 남북대로의 배수로에서 원지로 물이 흘러 들어가는 입수구를 갖추고 있다. 원지는 직선과 곡선호안(강·바다의 기슭이나 둑 따위가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장치)으로 이뤄져 있다. 호안의 동벽과 북벽은 강돌을 여러 단 쌓아 직선호안으로 만들었다. 서벽과 남벽은 자연지형을 이용해 곡선호안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형태의 미탄사 원지는 동궁과 월지, 구황동 원지, 용강동 원지와 함께 신라왕경 내 원지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다.

또한 기존 나말여초(신라 말기~고려 초기) 석탑으로 여겨지던 ‘경주 미탄사지 삼층석탑’의 하부 지정층을 조사한 결과 석탑이 8세기 후반에 건립됐음을 새롭게 확인했다. 현장설명회는 별도 신청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미탄사지 삼층석탑 전경(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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