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이 열리자 파리로 신혼여행을 계획했던 임희진(27)씨는 항공료 때문에 신혼여행을 일단 연기했다. 하늘길이 막혔던 지난 1월 결혼한 임씨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후에 해외 신혼여행을 가려고 별러왔지만, 2인 기준 왕복항공료가 500만원이 넘자 경제적인 부담에 다시 미룰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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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항공권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다음달 초 출발해 일주일 뒤 돌아오는 1인 왕복항공권을 검색해보니 국적기 최저가 기준으로 인천~파리, 인천~뉴욕 항공료는 약 300만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인천~파리와 인천~뉴욕이 각각 150만원, 2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5~2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항공료가 크게 오른 건 폭발적으로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국제선 항공편은 주 532회를 운행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에 주 4714회 운행한 것과 비교해보면 9분의1 수준이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보복소비’ 등으로 항공 수요는 폭증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니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정부는 항공규제 해제를 통한 국제선 조기 정상화로 급격히 치솟은 항공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2020년 4월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해외유입 차단을 위해 항공기 도착편수를 시간당 20대로 제한하고 오후 8시부터 오전 5시까지 비행 금지시간을 설정하는 내용의 항공규제를 설정했다. 국토부는 최근 비행 금지시간을 해제하고 도착 편수를 40대까지 늘려 항공업계 회복과 항공권 가격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연내 정상화는 쉽지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든 재화나 서비스 가격이 크게 올랐고, 항공사들은 조종사 등 줄였던 인력도 다시 확보해야 한다”며 “올해는 (엔데믹) 전환기로 당장 수급 문제가 해결되기는 힘들고 내년에야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