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증산 계획 접었다?…월가, 못 믿거나 무시하거나 (영상)

애플 아이폰14 증산 철회 소식에 전세계 관련주 추락
블룸버그 "9000만대서 600만대 추가 증산 계획 접어"
궈밍치 "이상하다…애초 증산계획 자체 들은 바 없어"
댄 아이브스 "생산량? 고가 모델 생산에만 주목하면 돼"
일각 "가짜뉴스 의심했다"…애플에 낙관적 ...
  • 등록 2022-09-29 오전 9:51:48

    수정 2022-09-29 오후 6:04:02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최대 테크기업인 애플(AAPL)이 신작인 `아이폰14`의 생산량 확대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이 전날 전 세계 시장을 강타했다. 애플 뉴스 하나에 그 생태계 내에 있는 폭스콘과 TSMC, LG이노텍, ASML 등 글로벌 테크기업들의 동반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다만 이후 냉정을 되찾은 월가에서는 이 같은 뉴스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애플의 제품 평균 판매단가가 높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28일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였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당초 계획했던 아이폰14 생산 목표량 9000만대에서 추가로 늘리려 했던 600만대 증산 계획을 취소할 것이라고 부품 협력업체들에게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사전주문을 받아 보니 주문량이 많아 아이폰13과 같은 9000만대 생산 목표에서 600만대를 추가했는데, 실제 출시가 이뤄지고 나니 수요가 부진해 이를 없던 일로 했다는 얘기인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애플은 단 한 차례도 아이폰14 생산량이나 출하량, 판매량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없다는 것이다. 애플은 애초 7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아이폰 판매 전망을 묻는 질문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대치를 다소 낮추는 발언만 했을 뿐이다.

굳이 따지고 보면, 애플이 아이폰14 첫 생산 주문량을 9000만대로 유지하겠다는 사실도 블룸버그가 8월12일에 처음으로 보도했는데, 이 때도 애플은 공식 확인한 바 없었다. 단, 9월7일 애플에 관한 한 최고의 분석가들로 꼽히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와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가 “아이폰14 초도물량이 9000만대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하면서 이는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그리고 9월 중순이 되자 궈밍치는 “애플이 폭스콘 측에 아이폰14와 아이폰14플러스 등 저가 모델 생산을 줄이는 대신 그 라인을 프로와 프로맥스 등 고가 모델로 전환하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전체 생산량은 유지하되, 고가 비중을 더 늘린다는 얘기였다.

그러자 비슷한 시기에 몇몇 중화권 매체들이 “애플이 사전 주문량을 보고서 일부 업체에 7% 정도 증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9000만대의 7%, 정확하게는 6.7% 정도면 600만대 수준이다. 이 뉴스의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않은 채, 이 역시 사실처럼 받아 들여졌다.

이후에는 엇갈린 내용들이 나왔다. 9월26일 월가 투자은행인 제프리스는 “아이폰14가 중국에서 출시된 후 첫 사흘간 판매량이 11% 정도 줄었다”고 했는데, 그 다음날 샌댈우드라는 홍콩 조사기관은 “중국 판매 1주일 간 아이폰 저가 모델 판매가 70% 줄었지만, 고가는 56%나 늘었다”며 “전체 판매량은 7% 늘었고, 금액으로 환산한 매출은 17%나 늘었다”고 했다.

재미있는 건, 그동안 채널 확인을 통해 많은 정보를 흘렸던 궈밍치와 아이브스 애널리스트가 블룸버그 뉴스에 대해 보인 반응이었다.



궈밍치는 “블룸버그 뉴스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며 반신반의하면서 “개인적으로 확인한 바로는 저가 모델 생산을 고가 모델로 전환했을 뿐, 전체 생산량을 애초에 늘리기로 했다는 계획 자체를 못 들어 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프로와 프로맥스 생산량은 전작보다 10% 정도 늘어날 것이라 애플의 4분기 평균판매단가(ASP)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 역시 “애플 아이폰 수요 둔화 소식이 시장 전체 심리를 불안하게 할 수 있겠다”고 우려하면서도 “애플에 관한 한은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 생산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폰13의 경우 고가 모델 생산 비중이 65%였는데, 아이폰14에선 85%까지 늘어난다”며 “이에 평균판가가 훨씬 높아져 내년까지도 애플 실적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건스탠리는 “프로급 모델이 예상보다 좋은 수요를 보이고 있어 저가 모델 부진을 상쇄할 것”이라며 “아이폰14 고가 모델들은 최근 6년 만에 가장 긴 제품 대기시간을 보이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이 뉴스 하나만으로 아이폰14 출하량 전망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뱅크 역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주가가 빠진다면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장이 기대한) 더 높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시장 컨센서스엔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에버코어ISI는 “혹시 가짜뉴스가 아닌가 의심했다”며 “큰 의미를 둘 정도가 아니며, 저가를 고가 모델로 전환하는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패트릭 암스트롱 플루미리 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모든 물가가 다 오르는데 내구재 수요가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 같은 글로벌 수요 둔화는 이미 예견됐고 애플도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는 앞으로 다른 모든 기업들이 겪을 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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