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면주가 배영호 사장 "술은 술이다"

"내년에 美·中에 양조장 건립"
"언젠가는 기업공개..재촉하지는 않을것"
  • 등록 2011-10-31 오전 11:17:52

    수정 2011-10-31 오후 1:18:33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해외시장에서 우리술은 그냥 술로 불러주면 좋겠습니다. 일본의 사케는 우리말로 `술`을 의미하거든요."

전통주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배상면주가 배영호 사장의 말이다. 지난 2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배영호 사장은 "김치가 김치이듯, 전통주, 향토주, 민속주 등 다양화게 불리는 우리술이 해외에서 `술(Sool)`로 통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막걸리가 해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정부에서 정한 막걸리의 공식 명칭은 `코리안 트레디셔널 라이스와인(korean traditional rice wine).`

너무 복잡하고 개성이 없다. 이것도 `술`로 불러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개념 정립이 아직 제대로 안 된 우리술 문화를 20년 넘게 연구하고 있는 배영호 사장은 배상면주가의 홈페이지 주소도 `술술`(www.soolsool.co.kr)로 정했다.

배 사장은 "양조장을 중심으로 우리 술과 문화를 수출하고 싶다"며 "내년 상반기쯤 미국 시카고와 중국 천진에 양조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양조장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창출 작업은 국내에서 이미 밑작업이 시작됐고,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창, 나주, 하동, 단양, 청송, 완주 6개 지역에서 전원형 양조장 `느린마을 양원`을 만든게 바로 그것.  그는 "양조장을 중심으로 친생명·친지역적인 상품이 나오고 지역의 관광산업이 발전하면, 지역(땅)의 사용가치가 올라간다.  다 같이 덕을 볼 수 있는 이 같은 에코산업이 또 어디겠냐"며 "양조장과 함께 술, 음식, 우리문화를 함께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농촌에만 파묻혀 있는 양조장은 그들만의 잔치. 좋은 술이라도 도시에서 함께 즐겨주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만든 게 도시형 술도가 `느린마을 양조장`이다. `우리동네 정(情)을 빚는 곳`이란 개념으로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천편일률적인 막걸리가 아니라 지역의 애주가들과 함께 호흡하며 술을 만들고 즐기보자는 개념이다.

서울에는 양재동, 도봉산, 노원, 영등포시장, 방이동, 마포 6곳에서 인공감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프리미엄 수제 생막걸리 `느린마을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배 사장은 여기를 술과 음식이 있고 가식 없는 한국의 미학이 있는 곳으로 가꾸고 싶단다.

배 사장은 "술을 매개로 현대인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풍류`를 같이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술에는 와인이나 위스키 문화가 주지 못하는 제3의 무엇이 있다. 와인을 마시면서 거래를 하지만, 막걸리를 먹으면서 친구를 만든다"며 우리술 예찬론을 펼쳤다.

배상면주가는 포천에 전통술 문화센터 `산사원`을 만들어 우리술에 관련한 유물 박물관과 함께 다양한 술시음, 술음식 등 5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배 사장은 "`느리고, 단순하고, 안전하게(Slow·Simple·Safe)`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빨리빨리 돈은 안된다"며 "많이 파는 것보다 먹는 사람과 교감을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지키고 싶지만, 가끔 대량화해서 돈버는 일에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배상면주가의 소박한 생각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면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변화면서 소비자들이 먼저 다가오고, 찾아오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 사장은 기업공개 계획에 관해서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기업공개를 전제로 회사 설립 초기 일부에서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시장에 가야한다. 다행히 투자자들이 배상면주가의 경영스타일을 이해해주고 지켜봐 주기 때문에 재촉하지는 않는다"며 "적당한 시기를 봐서 기업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지난 100년간 우리가 서구문화의 덕을 봤다면 우리도 이제는 문화분담금을 낼 때가 됐다"며 "우리술과 문화 속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가치들을 새로운 문화적 대안으로 만들어 세계인에게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한류 세계화`에 관해서 그는 "정부가 식당 몇개를 지원하는 것보다는 우리나라 미학교수들을 모아서 세계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우리의 미`를 발굴하는 등 기초적인 일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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