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코로나19 재택치료가 본격화된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운영이 매끄럽지 않아 불안에 떠는 재택치료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A씨의 아버지처럼 경증환자라도 고령자·기저질환자 등은 비대면 진료만으론 증상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파력이 2~3배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점차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체계적인 재택치료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료키트 받는데만 수일…“치료 아닌 방치 수준 관리”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에서는 총 477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 누적 재택치료 환자는 7만5187명으로 총 누적 확진자 23만9950명의 30% 수준을 차지한다.
재택치료 대상자로 분류되는 경우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해열제 등 물품이 담긴 재택치료키트가 집으로 배송된다. 동거인 등 공동격리자에 대해서도 자가검사 키트, 4종보호구 세트 등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재택치료 시작 후 며칠이 지나도 치료물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중순 확진 판정을 받은 김모(29)씨는 “치료 물품에 받는 사람 이름도 없고 덩그러니 박스와 생수만 와 있었다”며 “심지어 격리 관리용 앱을 내려받으라는 말도 없었다. 확진 판정을 받고 외출을 해도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택치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도, 통화 연결이 쉽지 않아 답답한 경우도 허다하다. 아들이 확진자가 돼 밀접접촉자로 분류 된 조모(57)씨는 “아들과 화장실은 같이 사용해도 되는지 등 궁금해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지만, 3시간이 지나도록 연결이 안 됐다”며 “결국 인터넷에서 다른 후기를 보고 방법을 찾았는데, 인터넷에 취약한 고령자의 경우 어떻게 하나 걱정됐다”고 전했다.
인력부족에 보건소도 답답…“외래 진료 등 대안 필요해”
답답하기는 보건소도 마찬가지다. 인력은 부족한데 백신 접종과 선별진료소 운영, 재택치료까지 업무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혼자서 10명이 넘는 재택 치료자를 관리하고, 하루종일 민원 전화도 밀려오고 있어 일일이 대응하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재택치료 뿐만 아니라 외래 진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진용 인천광역시의료원 진료과장은 “의료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이 본인의 상태를 유선상으로 정확하게 설명하긴 힘들다”며 “환자의 안전 보장을 위해 외래 진료 시스템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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