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불법체류자지" 코로나 제노포비아 시험대 오른 한국

[코로나가 부른 外人 혐오]①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대상 혐오 범죄 빈번
'非 백인' 아시아계 흑인이 주요 대상
외국인들은 코로나 이전도 이미 사회구성원
"'아프간 작전' 성공 국격 맞게 인식 전환해야"
  • 등록 2021-08-29 오후 5:56:57

    수정 2021-08-29 오후 9:04:51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너 이놈의 XX, 불법체류자 아니야?”

지난 2012년 한국인 부인과 결혼한 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모로코인 A씨는 올 3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삿짐 사다리차 일을 하던 중 곤욕을 치렀다.처음 보는 행인이 다가와 다짜고짜 욕설을 한 것이다. 경찰관들은 출동 약 10분 만에 미란다 원칙 고지도 없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그는 통역 없이 조사를 받았다. 행인은 A씨가 욕을 하면서 가슴 부위를 밀치는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A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행인 역시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과거 한국을 도왔던 아프가니스탄 협력자와 그 가족들이 지난 26일 오후 우리 공군 수송기에 탑승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입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6~27일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아프가니스탄인 390명이 입국했다. 외모·옷차림·문화까지 모두 낯선 타지인들의 목숨을 대거 구하며 인류애를 실천한데 따른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이 추후 한국사회에 편입된 후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지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非) 백인’ 외국인 대상 혐오와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아프간인 입국 사건은 외지인과의 공생이라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외국인들이 받고 있는 혐오와 위협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아시아권 외국인 3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코로나19 이후 일상에서 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한 이들이 전체의 60.3%였다. 차별을 경험한 장소는 △식당·길거리·대중교통 등 대중시설(31.5%) △직장(18.9%) △의료기관(8.3%) 등 생활하는 거의 모든 곳이었다. 그러나 태반이 법적 대응을 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가해자가 약식기소 등 경미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많은 외국인들은 우리 국민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메워주며 공동체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이 때문에 이들에 대한 혐오가 깊어질 수록 사회 불안은 가중되고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이 공격성으로 바뀌는 일이 늘고 있다”며 “유수의 선진국조차도 해 내지 못한 이번 아프간인 구출 작전을 계기로 국격에 맞게 외국인 혐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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