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규제 강화로 반도체 자급화 속력…韓 기업에 위협"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확대의 영향과 시사점'
美, 수출규제 더욱 강화…中 우회로 차단 목적
韓, 당장 영향 제한적…장기적으론 대비해야
  • 등록 2023-11-06 오전 9:46:58

    수정 2023-11-06 오전 9:46:58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중국의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확대 조치에 타격을 입어 반도체 제조 장비 자급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 경우 중국 반도체와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의 한 부스에서 관계자가 기판 검사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6일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확대 조치의 영향과 시사점’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산업안보국(BIS)는 기존 대중국 반도체수출에 대한 확대보안 조치를 지난달 17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에서는 기존 수출통제의 주요 구성 요소였던 첨단 반도체 제조 관련 품목·첨단 컴퓨팅 관련 반도체 제재가 확대되고,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13개 인공지능(AI) 반도체 중국기업이 추가됐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기존 수출 통제에 대한 중국의 우회 시도를 차단하려고 하는 목적이 깔려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업계가 수출통제 조치에 대응해 출시한 수출통제선 이하 등급의 반도체 사용 △감시망 밖의 반도체 제조기지 구축 △반도체 자급화 촉진 등을 통해 대응해 오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존 수출 통제 조치가 중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및 AI 연구 수준 제고를 제한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나 러먼도(Gina M.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도 “업데이트된 규정이 수출통제의 유효성을 강화하고 우리의 규제에 대한 우회로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이같은 수출통제 확대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AI 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중국 정부는 자국이 2030년에 AI 이론, 기술 및 응용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일부 중국기업은 기계 학습과 AI 관련 특허 소유 건수가 글로벌 기업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수출 통제 대상인 AI반도체가 거대한 데이터센터에서 기계 학습을 통한 AI 모형의 훈련을 위해 쓰인다는 점과 중국의 AI 산업에서 기계 학습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점을 봤을 때, 이번 수출통제 확대조치는 중국의 새로운 AI 모형 개발을 위한 동력 상실을 초래하고 중국의 AI 산업 규모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국은 반도체 제조 장비 자급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은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약점인 제조장비 경쟁력 향상을 위해 약 400억 달러 규모의 3기 빅펀드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또 AI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이 차단 돼 위탁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중국의 SMIC 밖에 남지 않아서, SMIC가 중국 AI 시장을 손쉽게 독점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을 비롯한 국가의 팹리스 업계가 중국에 진출하지 못해 오히려 중국 팹리스 업계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보고서는 당장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기업들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미국이 해당 기업들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재지정해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수출통제를 무기한 유예해줬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반도체 제조장비 기술 향상으로 향후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사의 성장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는 중국정부의 지원을 통해 국산화율이 상승하고 있고, 중국의 NAURA(베이팡화창), ACM 리서치 등도 식각이나 증착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장비와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KIEP는 “고성능 AI 연산에 필요한 HBM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며 “한국 메모리 업계는 AI 반도체 제작에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HBM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수출통제 조치로 인해 중국 AI 반도체 시장이 위축된다면 제한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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