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체인지업!)④싼맛에 인기끈 `시프트` 갈길 멀다

장기전세 `시프트` 부동산시장선 `인기`
중산층 지원에 시재정 투입 논란 여전
  • 등록 2009-05-19 오전 11:35:49

    수정 2009-05-19 오전 11:35:49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장기전세주택 `시프트(SHift)`는 민선 4기 서울시에서 최고 발명품으로 꼽힌다. 2007년 서울시의 `창의대상`에 선정되었을 정도다.

서울시가 내놓은 시프트는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시중 전세가의 60∼80% 수준에 공급받아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임대주택의 한 유형이다. 강남 요지에서도 99㎡형대 전셋집을  2억~3억원선에 마련할 수 있다. 한마디로 `서울시가 집주인인 전셋집`이다.

인기도 좋다. 지난 2월 공급된 `관악청광플러스원` 시프트 전용 82.5㎡의 경우 무려 15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작년 말 공급된 마곡푸르지오 84㎡는 108대 1, 서울숲아이파크 84㎡는 1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2월까지 평균 8.5대 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시민들의 관심도 높다.

인기에 덮혀 있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우선 스스로 셋집 마련이 가능한 중산층에까지 시 재정을 투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프트 때문에 영세민을 위한 국민임대주택 보급은 부실하다는 점도 문제다.

`집을 사는(buy) 것에서 사는(live) 곳으로 만든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지만 투입되는 노력과 비용 만큼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 서울시 "시프트로 주택 패러다임 바꾼다"
▲ 지난 2월 전용 84㎡ 주택이 전셋값 3억원의 시프트로 공급된 `반포 자이` (사진: SH공사)

시프트의 탄생 배경은 이렇다. 오세훈 시장이 취임한 2006년은 `부동산 투기열풍`이 불면서 집값이 급등한 때였다. 당시 서울시도 은평뉴타운의 고분양가 논란, 뚝섬 상업용지 고가매각 논란으로 부동산 열풍을 조장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오 시장은 부동산 값 폭등은 기본적으로 집을 `투자, 투기`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버리지 못한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차원에서 오 시장은 주택국에 "집을 사지 않고도 남부럽지 않은 집에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택정책 기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한 간부가 `20년 정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주택을 전세 형식으로 공급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결국 임대주택과 다를 게 없다는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이를 강행했다.
 
이듬해인 2007년 6월 오세훈 시장은 "주택에 대한 개념을 투기나 투자가 아닌 거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20년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름이 `시프트`로 지어진 것도 SH공사의 브랜드와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서울시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일부는 오 시장의 이름 이니셜을 딴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일부에서는 시프트를 `오세훈 아파트`라고 부른다.

시프트는 20년 거주를 보장 받는 것은 물론 주변 전세시세의 80% 이하로 공급받을 수 있고 보증금 인상도 매년 5% 이하로 엄격하게 제한된다. 기존 임대아파트와 달리 전용 85㎡이상의 중대형으로도 공급해 `임대=저소득층 아파트`라는 이미지에서도 많이 탈피했다.

◇ 중대형 시프트, 누굴 위한 것인가
▲ 오는 8월 83가구의 시프트가 공급될 은평뉴타운 2지구 4단지 공사 현장 (자료: SH공사)

시프트에 대한 오 시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누가 시프트를 흠 잡을라 치면 두발 벗고 나서 변론에 나선다.

오 시장은 작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대형 시프트에 대한 비판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중대형까지 공급해야 한다"며 중대형에 대한 공급의지를 뚜렷이 밝혔다.
 
그는 "시프트는 저소득층을 위한 대책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집을 재산증식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을 바꾸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라며 "물량은 적더라도 상징적으로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표어가 명실상부해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는 그의 이런 의지와는 반대로 나타난다.

이지철 서울시의회 의원은 작년 6월 시의회가 벌인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132㎡ 이상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조사대상 3554명 중 66.8%가 `필요없다`고 응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저주거수준 이하의 환경에서 생활하는 빈곤층에 대한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중산층에게까지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 중대형 분양 물량을 시프트로 전환해 공급하면서 사업주체인 SH공사의 사업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을 지어 팔아야 수익이 나오는데 이를 전세로 돌리게되면 사업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시프트 공급 확대를 위해 용적률을 올려주는 등 마구잡이 개발을 허용할 경우 오히려 집값과 땅값이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구색을 갖추는 정도가 아니라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도 서울시가 해결해야할 숙제로 지적된다.

◇ 장기전세 2018년까지 11만가구 공급
▲ 시프트 공급확대 계획 (자료: 서울시)


서울시가 올해 공급하는 시프트는 SH공사 건설형이 총 2163가구, 재건축 매입형의 경우 현재까지 확정된 물량은 746가구다.(현재까지 공급분 포함) 미확정분을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3160가구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달 말에는 반포 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에서 나오는 전용 59~84㎡의 266가구, 은평뉴타운 2지구 2·3·11단지에서 518가구의 장기전세가 선보인다. 상계 장암지구에서도 중대형(전용 114㎡형) 30가구를 포함한 374가구가 공급된다. 올 11월께는 강남구 역삼동 진달래 3차 등 7개 단지에서 재건축 매입형 장기전세가 나온다.

내년에는 2007년 첫 공급 이래 한 해 최대 물량인 1만2916가구가 공급된다. 이 중 SH공사가 건설해 내놓는 시프트가 총 1만2502가구,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해 공급하는 물량이 414가구 정도다(미확정).

지역별로 ▲강일2지구 1999가구 ▲천왕지구 1683가구 ▲은평3지구 2237가구 ▲마천지구 730가구 ▲세곡지구 1014가구 ▲우면2지구 1207가구 ▲상암2지구 1236가구 ▲신정3지구 1705가구 ▲천왕2지구 691가구 등이 계획돼 있다. 재건축 매입형은 구체적인 공급단지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매년 공급을 늘려 2018년까지 총 11만2000가구의 시프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SH공사가 직접 2만8500가구를 지어 공급하고 ▲재건축 매입 1만7500가구 ▲역세권 1차(역세권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1만가구 ▲역세권 2차 4만3000가구 ▲준공업지역 및 재개발·재건축 1만3000가구(내년 3월 발표 예정)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올해 공급되는 시프트 현황, 2월 모집공고예정분은 기분양. (자료: S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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