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독감이라면서요" 달라진 코로나19 인식

'더블링' 효과 계속…재유행 시작
"한번 걸려보니 무적" 느슨 분위기
경각심 '무장해제'…전문가 "경계 해야"
  • 등록 2022-07-17 오후 3:48:16

    수정 2022-07-17 오후 3:48:16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계절 독감이라고 하던데 이제 누가 코로나 신경 쓰나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가파르게 오르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지만, 시민 사이에서 경각심이 무너지고 있는 분위기다. 코로나19 재유행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전문가는 경각심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342명으로 집계됐다. 일요일 기준으로는 12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지난 4일부터 14일째 이어지고 있는 ‘더블링 효과’도 이어지고 있는데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하나로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BA.2.75(켄타우로스)가 국내 처음 유입되면서 코로나19 재유행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민 사이에서는 긴장도는 느슨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초 코로나19에 감염됐다던 박모(29)씨는 “한번 걸려보니 ‘무적이 된 기분’”이라며 “별 탈 없이 증상이 지나가서 또 걸릴까 봐 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모(35)씨도 “주변에서 코로나19를 신경 쓰는 사람들은 많이 없다”며 “코로나19가 이미 계절 독감이 됐기에 실내에서 마스크만 잠깐 쓸 뿐 코로나19 전 일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아직 한 번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던 이모(31)씨는 “주위 보니까 그런대로 앓고 낫는 것 같아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우스갯소리로 걸려보고 싶다곤 하는데 감염되면 감염되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라고 웃었다.

각종 페스티벌과 집회 시위가 열리면서 대규모 인파가 몰리고 있는 상황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 전날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성(性) 소수자 축제인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면서 사람들로 북적였다. 인근에서는 ‘동성애 반대’ 집회가 열리면서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몰렸다. 각종 콘서트와 여름 축제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붐비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치명률이 석 달째 0.13%로 유지되고 있어 정부는 코로나19를 계절 독감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지난 15일 “통상적으로 계절 독감의 치명률을 0.05~0.1%로 평가하는 것과 비교하면, 오미크론 이후 코로나19의 치명률 자체는 계절 독감과 유사한 수준으로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가 고위험군에 치명적인 점을 고려해 오는 18일부터 코로나19 4차 예방접종 대상자를 기존 60대 이상에서 50대 이상으로 확대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가 ‘계절 독감’이라는 인식을 경계하며 ‘경각심’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차 접종은 변이되는 바이러스를 막기가 어려워 접종을 확대한다고 하더라도 감염 예방 효과는 미지수”라며 “문제는 고위험군인데 정부가 ‘계절 독감’을 운운하며 국민의 경각심을 ‘무장 해제’ 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금 바이러스는 과거보다 전염력도 빠르고 면역회피도 크지만, 정부의 대응은 그때보다 좋지 않다”며 “거리두기는 민생경제에 타격을 줘서 보류한다고 하더라도, 검사를 확대하고, 국민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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