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총리 “경제가 완전히 무너졌다"

의회 연설서 "단순 물자부족 넘어 심각한 상황 직면"
"외화부족에 국영 석유회사 채무로 연료확보 불가능"
"美·WB·ADB 등에 지원 요청…현재는 IMF가 유일 대안"
  • 등록 2022-06-24 오전 10:51:30

    수정 2022-06-24 오전 10:51:3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경제가 완전히 붕괴됐다. 식량과 연료, 전기 등 물자 부족을 넘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라닐 워크레메싱게 스리랑카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외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영 석유공사가 7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어 연료 확보가 더이상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어느 국가나 기관도 우리에게 연료를 공급하려 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스리랑카 경제 수도 콜롬보의 시민들이 17일(현지시간) 연료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사진=AFP)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또 “지금까지 인도로부터 40억달러의 신용한도 확보 지원을 받았지만 인도가 계속해서 스리랑카를 떠받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파트너 및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도움을 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리랑카는 지난 4월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달러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이후 국채 이자 7800만달러와 중국 관련 채무 1억500만달러를 만기일인 지난달 18일까지 갚지 못하면서 건국 이래 처음으로 공식 디폴트 상태에 진입했다.

다만 스리랑카는 채권자들에게 채무 재조정이 준비될 때까지 빚을 갚을 수 없다고 이미 알렸기 때문에 “선제적인(pre-emptive) 디폴트”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긴급 자금 수혈을 위해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WB),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 미 재무부 대표팀이 다음 주 스리랑카에 도착할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에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로선 IMF의 지원이 유일한 선택지”라며 “IMF 구제금융 승인을 받게 되면 세계가 다시 한 번 우리를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20일부터는 경제 수도인 콜롬보에서 IMF 대표단과 협상을 재개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스리랑카는 현재 심각한 연료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콜롬보를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에서 수백명이 연일 연료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군인이나 경찰들과 충돌하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주에만 민간인 11명이 사망했다.

대중 교통수단은 운행 횟수가 줄어들며 한정된 버스나 열차 공간에 승객들이 빽빽하게 탑승하는 등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다쳐도 연료가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정부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도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CNN은 “인구는 약 2200만명의 섬나라인 스리랑카는 식품, 의약품, 연료 등 필수 수입품을 구입하기 위한 달러가 고갈되면서 외환보유고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고,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70여년만에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