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찢기" "암덩어리 아시안"…美·EU선 우리가 혐오대상

[코로나가 부른 外人 혐오]④
3월 미국서 혐오범죄로 한인 4명 피격 사망
유럽서도 폭언 피습으로 한인 위험 노출돼
"역지사지 마음으로 국내 외국인들 봐야"
  • 등록 2021-08-29 오후 9:00:00

    수정 2021-08-29 오후 9:31:09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북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인근 도시 애쿼스(Acworth)의 마사지 업소 3곳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발생해 8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 6명이 아시안이었으며 그 중 4명이 한인 여성이었다. 범인은 22세 백인 남성 로버트 애런 롱. 조지아주 검찰은 “사망자들의 인종, 국적 등을 봤을 때 혐오 범죄 혐의가 확실하다”며 롱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법원은 지난달 종신형을 선고했다.

20여개 한인단체들이 구성한 ‘애틀랜타 아시안 혐오범죄 중단촉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3월 2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덜루스의 귀넷플레이스몰에서 총격 희생자 추모 및 아시아계 인종 혐오 규탄 촛불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비대위)
사건 발생 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공격은 비(非) 미국적이며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성명서를 냈다. 백악관은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피해를 입은 아시아계 미국인 지원 예산 4950만달러를 배정하는 내용의 ‘아시안 등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 범죄 대응책’을 발표, 미국 내 혐오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서구에서는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한국인들이 혐오 범죄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우리도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을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작년 6월 SNS에서는 10대 백인들이 아시아인 소년에게 “암덩어리 중국인”이라고 욕설을 하고 집단 폭행을 가한 영상이 공유되며 충격을 줬다. 폭행을 당한 소년은 한국계 네덜란드인 A군(16)군이었다. 작년 7월 프랑스에서는 인종차별 발언에 사과를 요구한 한국인 유학생 B씨(29)가 흉기에 찔렸다. 이 밖에 수많은 한인들이 아시아인의 눈매를 비하하는 ‘눈 찢기’ 포즈를 당하는 등 혐오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이미 한국은 부인할 수 없이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숫자는 2007년 8월 100만명, 2016년 6월 200만명을 각각 돌파한 이후 2020년말 현재 204만명으로 이미 200만명 시대에 진입했다.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2019년 말에는 252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9%에 달했다. 학계에서는 통상 외국인 비율이 5%를 넘으면 다문화사회로 분류한다.

우삼열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많은 일을 담당하고 있고 이들과 함께 앞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외국인 차별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한인들이 해외에서 받는 차별을 생각하면서 학교 교육과 사회적 캠페인 등을 통해 ‘인종차별은 곧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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