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공정위)②거센 `외풍`..밀리지않는 뚝심

신임 위원장 `역할` 기대..심기일전의 기회
  • 등록 2003-04-29 오후 12:30:01

    수정 2003-04-29 오후 12:30:01

[edaily 김춘동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몇 달간 극과 극을 오가며 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초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재벌개혁의 전위부대로 주목 받았던 반면 최근에는 전 위원장이 뇌물을 받아 구속되며 도덕성과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공정위는 지난달 10일 대표적인 재벌 개혁론자로 알려진 신임 위원장의 취임과 함께 약 50일 남짓동안 그간 구겨진 위상을 회복하는 한편 재벌개혁의 전위부대로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전 위원장 구속 `충격`..추진력 잃을까 `노심초사` 최근 이남기 전 위원장의 구속은 공정위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안겼다. 81년 공정위가 출범한 이후 전임 위원장이 뇌물을 받아 구속된 사례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무현 정부의 출범과 함께 공정위의 역할과 권한 강화가 예견된 바 있어 충격파가 더 했다. 전 위원장의 구속은 그 동안 공정위가 거센 외풍을 견디며 결정하고 집행해온 사안들의 배경에 대한 의구심을 낳기에 충분한 근거를 제공했다. 이남기 전 위원장과 직접 연관된 SK텔레콤(17670)KT(30200)지분 매입 건 및 언론사 과징금 철회건은 물론 과거 공정위 판결의 순수성에도 흠집을 내고 말았던 것. 직원들 내부적으로도 허탈감이 컸다. 시장개혁의 주체로서 구겨진 자존심은 물론 `수도승처럼 살자`고 수시로 강조했던 전 위원장에 대한 인간적인 당혹감도 적지 않았다. 공정위는 "전 위원장의 구속은 개인적인 차원의 일로 전체 조직과 무관하다"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자체적으로 신고기구인 `윤리센터`를 만들어 부적절한 청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도 착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로 향후 시장 및 재벌개혁의 고비고비마다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집중적인 로비·견제에 노출..투서도 난무 이러한 상황을 예감이라도 한 듯 지난달 신임 위원장 취임직후 공정위 공무원노조는 "과거 정책 및 사건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간부들의 책임감 및 도덕성 결여에 깊은 회의를 느꼈으며, 그 비겁함과 유약함에 서글픔마저 들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진정한 시장경제의 파수꾼 및 직원들의 신뢰를 받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재벌개혁의 전면에 나서면서 집중적인 로비대상이 되는 만큼 또한 견제대상이 되기도 한다. 감사원과 청와대에 의사결정권자에 대한 투서가 수북하게 쌓이는 것은 물론 때로는 언론 등으로부터 다양한 방식의 공격이 가해지기도 한다. 최근 공제조합 설립 자본금 13억원이 해당과장 계좌에 입금된 사례는 업무처리를 신속히 하려다 언론으로부터 오해를 산 경우다. 전 위원장의 구속과 함께 맞물리며 공정위는 소위 불공정위원회라는 오명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그래서 공정위 직원들은 스스로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있다. 털끝만큼의 오해도 받지 않기 위해서다. 재벌개혁이라는 가장 첨예한 전선에서 밀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개혁 전위부대 및 시장조력자 역할 기대 신임 공정위장에 대한 공정위 직원들의 기대는 크다. 진보적인 학자로 원칙과 소신에 따라 시장 및 재벌개혁이라는 공정위의 충실하게 해 나갈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다만 교수출신 위원장이 행정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공무원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을까라는 우려는 남아 있었다. 현재까지 공정위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대외적으로 경제적 불확실성과 속도조절론 등 거센 외풍에도 불구하고 공정위의 역할과 시장개혁에 대한 원칙을 분명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규제개혁위원회의 초대 위원장답게 행정업무를 무난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정위 직원들은 신임 위원장의 진두지휘아래 개혁의 전위부대로서의 위상과 시장의 조력자로서의 신뢰를 회복하길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최근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공정위의 위상과 개혁의 추진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지난 일들을 채찍 삼아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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