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의 코스피 스팩 등장… 합병 향방은?

2010년 이후 첫 코스피 상장 스팩 NH19호스팩
혁신 기술 기업들과 합병 목표
"합병 유인 크지 않은 상황… 대상 물색이 관건"
  • 등록 2021-05-23 오후 6:12:31

    수정 2021-05-25 오전 9:09:18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엔에이치스팩19호(380440)가 지난 20일 첫 거래를 시작했다. 2010년 이후 처음이다. 공모 규모만 960억원에 달하는 만큼 향후 합병의 대상이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지난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NH스팩19호는 상장 첫 날인 이날 시초가(2075원) 대비 1.20%(25원) 오른 2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코스닥에 상장한 삼성스팩4호(377630)(1.69%)에 비해서는 상승 폭이 좁았으나, 코스피 지수가 0.1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장 내내 오름세를 유지했다.

NH스팩19호는 지난 3월 설립돼 4월 코스피 상장 승인을 얻었다. 총 4800만주를 공모, 주당 확정 공모가 2000원으로 공모를 진행해 960억원에 달하는 공모 금액을 모았다. 지난 11~12일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은 21.6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던 스팩 중 신한제7호스팩(366330)(7.45대 1), DB금융스팩9호(367360)(8.56대 1), 하이제6호스팩(377400)(7.63대 1)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상장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스팩은 3년 안에 합병 대상을 찾아야 한다. 다만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투자 원금 및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국내에 스팩 제도가 도입된 2009년 이후 현재까지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스팩은 총 3곳이었다. 특히 최초의 스팩인 대우증권스팩 역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시작했지만, 이를 포함한 3곳의 스팩은 모두 합병할 대상을 찾지 못해 해산 처리됐다. 코스닥 시장에서 200개가 넘는 스팩이 상장해 절반이 넘는 합병 성공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처럼 코스피 스팩이 합병에 성공한 사례는 현재까지 전무하지만, NH19호스팩은 향후 잠재적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들과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NH19호스팩은 정관을 통해 합병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대상이 영위할 사업 영역으로 △신재생에너지 △제약 바이오와 의료기기 △IT시스템 △로봇 응용 △신소재 나노융합 등을 제시했다.

이는 미국 뉴욕 증시에서 스팩들이 미래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 기업들과 합병에 성공한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금융투자업계뿐만이 아니라 농구 선수 샤킬 오닐, 영화 ‘머니 볼’의 실제 주인공인 빌리 빈 등 각계 유명인들까지 스팩 투자에 나서며 ‘거품 논란’을 한 차례 겪은 바 있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는 우주여행 기술 기업 버진갤럭틱, 부동산 플랫폼 기업 오픈도어 등 최근 높은 성장성을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업체들이 스팩 합병을 통해 증시에 진출했다.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그랩 역시 올해 안으로 스팩 합병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미 ‘유니콘 급’ 기업들의 활발한 상장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합병 대상이 될 기업을 찾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거란 평가도 나온다. 쿠팡의 상장 이후 마켓컬리, 두나무 등 차기 대어들은 미국행 의사를 밝혔고, 미국행을 택하지 않더라도 코스피 시장 상장 조건이 완화된 만큼 직접 공모 상장을 진행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을 통한 상장 유인요인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3년 안에 합병 대상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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