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기무사, 세월호 의사자 지정에도 개입”

13일 청와대 보고용 ‘첩보제공 및 제언사항’ 문건 공개
“의사자 지정 유도로 비판 여론 반전 노려”
“선사에서 나온 기무사 명단 15인 수사 필요”
  • 등록 2018-07-13 오전 9:47:06

    수정 2018-07-13 오전 9:47:06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계엄령 선포를 검토해 논란을 일으킨 국군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선원 및 잠수사의 의사자 지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13일 기무사가 청와대 보고용으로 작성한 ‘첩보제공 및 제언사항’ 문서에 ‘의사자 지정요구는 법령에 의한 정부기조를 유지하되, 유가족 측(선원 2인과 잠수사 1인의 유가족을 지칭)에 생존자 진술 확보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는 등의 내용을 공개하며 “군 내부 방첩과 군사기밀 보안 업무를 하는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의사자 지정에 개입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기무사는 세월호 도입 시점부터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주기적인 보고를 받은 정황이 있고 선원들의 의사자 지정까지 관여하는 등 세월호 문제에 전방위적인 개입을 했다”면서 “기무사의 세월호 TF 구성 이후 뿐 아니라 세월호 도입 전후부터 전 기간을 조사해야 한다. 특히 청해진해운과 연락을 주고 받은 기무사 15인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천정배 의원실에 따르면 기무사는 세월호 참사 발생 65일째인 2014년 6월 20일자 ‘중요보고’로 처리된 ‘첩보제공 및 제언사항’이라는 제하의 문서를 생산했다. 기무사는 작성 문서 중 청와대로 보고가 필요한 문서를 ‘중요보고’로 분류했다. 다만 “실제 이 문서가 청와대까지 전달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천 의원은 전했다.

이 문서는 ‘1. 세월호 희생자 의사자 지정건’을 다루고 있다. 관련해 기무사는 ‘현실태/문제점’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 고 박OO, 정OO, 김OO 등 3명은 의사자로 인정받았으나 여타 신청 대상자는 입증자료 미비로 답보 상태”라며 “지자체(인천·부천·남양주시)·복지부의 보완서류 요청으로 추가 서류를 준비하면서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무사가 ‘답보 상태’로 꼽은 대상자는 총 3인으로, 이들 중 2인은 세월호 선원(사무부 및 여객부)이고 1인은 잠수사다.

기무사는 “복지부 관계자 ‘구조행위가 입증돼야만 의사자로 지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라고 상황을 설명하고, ‘개선방안’으로 “의사자 지정요구는 법령에 의한 정부기조를 유지하되, 유가족 측에 생존자 진술 확보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즉, 의사자 지정에 필요한 입증자료가 미비한 상황에서 유가족들이 생존자 진술을 확보해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기무사의 건의가 있은 후 선원 안OO와 잠수사 이OO는 그해 12월 16일 의사자로 지정됐고, 양OO의 경우 다음해 6월 18일에 의사자로 지정됐다.

천 의원은 기무사가 의사자 지정에 개입했던 이유에 대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승객 구조 방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관련 여론을 ‘국가적인 화합’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변곡점으로 기무사가 세월호 선원들의 의사자 지정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그 근거로 이 문건보다 한달여 전에 생산된 기무사의 또다른 문서인 100기무부대의 ‘세월호 관련 군 조치상황 및 제언·여망 종합(14보) (2014.5.13/28일차)’을 제시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기무사는 이미 지정된 세월호 선원 3인의 의사자 지정에 대한 보도를 꼽으며 “자극적 위주에서 팩트 위주로 보도하는 등 변화 추세”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보수언론, 1면에 ‘세월호 승객 탈출 돕다 숨진 3인 의사자 선정, 슬픔을 딛고 치유가 필요’ 등 희망과 발전적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며 “진보 대 보수를 떠나 성숙된 시민의식을 견지한 가운데, ‘오피니언 리더, 파워 블로거’ 등을 활용한 언론 순화 활동 전개 요망”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이 공개한 기무사의 세월호 의사자 지정 관련 문건 (사진=천정배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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