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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野 "김진욱 사퇴"·박범계도 "실망"…커지는 공수처 무용론

공수처, 통신조회 사찰 논란 일파만파…160여명·300건
기자 3명은 통신영장 받아 취재원·제보자 확인 정황도
野 의원 39명도 조회…김기현 "김진욱 당장 감방에 보내야"
무용론·존폐론 대두…"정부 차원 대대적 점검·진단해야"
  • 등록 2021-12-29 오전 11:00:10

    수정 2021-12-31 오전 9:17:14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검찰 권력을 견제하겠다며 올 초 호기롭게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편파·부실 수사 논란에 이어 언론인·정치인·일반인을 망라한 무차별적 통신조회로 인한 사찰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여론과 야당의 질타는 물론, 여당 인사까지 등을 돌린 모양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의 1년 간 공과에 대해 정부 차원의 명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2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성윤 황제조사’를 보도한 기자 2명과 ‘이성윤 공소장 내용’을 보도한 기자 1명 등 최소 현직 기자 3명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통신영장’을 발부 받아 통화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수사 대상이 아닌 언론인까지 수사 대상에 올리며 취재원이나 제보자를 확인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지점이다. 공수처는 기자 120여명, 야당 의원 39명, 기자 가족·지인 등 총 160여명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300여 차례 이상 통신 자료를 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검찰에 공수처 수사를 촉구하며 김진욱 공수처장 사퇴 및 공수처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나 “공수처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며 “고발이 돼 있는데 검찰은 뭐 하느냐.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김 처장을 향해 “당장 감방에 보내버려야 한다”는 등 격앙된 표현을 쓰기까지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공수처가 통신자료를 조회하고도, 조회한 사실이 없다며 거짓말까지 했다”며 “직권남용 혐의뿐 아니라 허위 공문서 작성으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 출범에 큰 힘을 보탰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쓴소리’ 대열에 합류했다. 박 장관은 지난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공수처 무용론’과 관련해 “공수처에 대한 국민적 여망과 기대가 충분히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며 “일정 부분 실망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가 언론 사찰 논란 등 불필요한 문제를 야기하며 출범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판 행렬에 가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 장관은 “검찰을 겨냥한 입건 사례가 지나치게 많지 않았나”라며, 공수처 수사가 유독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집중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공수처는 비단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선 것 뿐만 아니라 실력 면에서도 비판에 직면해 있다. 출범 후 11개월 간 초라한 실적으로 ‘공수처 무용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23일 기준 2599건의 사건을 접수해 24건을 입건했다. 24건 중 사건 처리를 완료한 건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채 의혹’ 1건뿐이다. 사실상 해당 사건도 감사원에서 어느 정도 수사가 완료된 사건이기 때문에 오로지 공수처 능력만으로 처리한 사건으로 보긴 어렵다.

공수처는 “국민적 공분을 야기한 사건”이라며 입건한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서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의 신병을 확보하려다 3차례나 실패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공수처는 지난 10월 손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당한 뒤 손 검사 측과 조사 일정을 조율하던 단계에서 추가 수사 없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재차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구속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는다”는 1차와 같은 이유로 기각당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강제수사를 통해 수집한 압수물의 경우에도 법원이 ‘압수수색이 절차상 위법했다’고 결정하면서 증거로 쓸 수 없게 되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공수처의 1년 행보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는 검찰이 고위공직자에 대한 편향적인 수사를 한다고 해 만들어진 기관인데, 조 교육감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 외 성과가 없다”며 “총제적으로 수사 성과가 없으므로 설립 목적이 달성됐다고 보이지 않으니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도 “정부 기관들은 연말이 되면 평가를 한다”며 “신생 조직이라고 봐주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라는 큰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공수처 각 검사가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지 상세히 보고 받고 평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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