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실종자 가족들의 오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함께 긴 한숨을 짓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집단적인 우울증 현상은 소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술 소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답답한 마음에 담배 소비는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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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맥주 판매는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매출이 4% 감소로 돌아섰다. 소주는 2.4% 줄었고, 양주와 와인 판매는 9.6% 감소했다. 주류 판매가 줄면서 안주류의 판매도 3.8% 감소했다.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여행도 가급적 자제하는 분위기가 나타나자, 샴푸, 치약 등 소용량 여행용 상품 판매는 8.4% 감소했다. 위생접시, 종이컵 등 행락용품도 7.2% 줄었다. 화투, 카드 매출도 5.8% 감소했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도 행사 취소가 이어지면서 세월호 사고(16일) 이전(9일~15일)보다 40%나 줄어 들었다.
이번 주말 화창한 날씨였지만, 실제로 지난 19일 서울대공원의 입장객수는 2만7703명으로 전주의 3만5457명보다 22% 감소했다. 평균 2만5000명의 관람객이 찾는 잠실롯데월드의 주말 입장객 수도 2만명을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담배를 찾는 사람은 더 늘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세븐일레븐의 담배 매출은 전주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스트레스와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는 얘기다.
이병철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월호 침몰사고처럼 인명피해가 많고 구조작업이 오래 걸릴수록 국민이 받는 정신적인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어린 아이나 노약자, 평소 성격이 예민한 사람은 사고 소식을 전하는 방송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고로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공원을 산책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 시선을 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