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17일 오전 9시 50분쯤 입찰 비리 관련 혐의로 방사청 과천 청사를 압수수색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경찰의 과천 청사 압수수색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수색을 받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혐의에 대해서 별도로 말씀드릴 사항은 없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2020년 5월 KDDX ‘기본설계’ 입찰 과정에서 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에 유리하도록 평가항목 중 일부 점수를 수정한 것으로 보고 지난 6월부터 방사청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KDDX는 해군의 기존 이지스구축함 보다 작은 6000톤(t)급의 ‘미니 이지스함’을 국산화 하는 사업이다. 7조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총 6척을 확보할 예정이다. 당시 기본설계 사업 예산은 20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 사업을 따내야 이후 ‘상세설계’와 1번함 건조 사업까지 수주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업체간 경쟁이 치열했다. 기본설계 전 단계인 개념설계 사업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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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보안감점’을 받지 않은 HD현대중공업은 0.056점 차이로 사업을 따냈다. 2019년 10월 한국형 경항공모함으로 불렸던 대형수송함(LPX)-Ⅱ 사업 역시 HD현대중공업이 가져갔다.
이후 방사청은 다시 2021년 12월 보안 감점을 최대 1.5점에서 2.0으로 늘리고, 감점 적용 대상 기간도 3년으로 확대했다. 이 역시 방사청은 “2020년 10월 KDDX 사업 관련 (보안사고 관련 규제가 약하다는)국회 국정감사 후속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방사청 고위 간부 A씨 등이 HD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부당하게 입찰 직전 보안사고 관련 감점 규정을 삭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대로 KDDX 입찰을 담당했던 실무자와 A씨 등을 순차적으로 소환해 혐의를 추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