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th SRE][워스트]한진중공업 항해길 갈수록 험난

암울한 조선업황 커지는 차입금 부담
  • 등록 2012-11-13 오후 1:10:00

    수정 2012-11-13 오후 1:10: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지난 14회 조심스레 첫 방문을 하며 단골이 될 조짐을 보였던 한진중공업이 15회에 이어 16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여전히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조선 업황과 해외 투자로 높아진 부채비율이 설문참가자들의 고개를 갸웃 거리게 만들었다.

16회 SRE에서 111명의 설문 참가자 가운데 24명(21.6%)의 응답자가 한진중공업 신용등급 ‘A 부정적’이 적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4회 SRE 이후 한국기업평가가 한진중공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지만 자문위원들의 냉정한 평가는 여전했다.

한진중공업은 2007년 8월 한진중공업홀딩스(옛 한진중공업)의 건설 및 조선부문이 인적분할돼 설립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비중은 조선부문 49.5%, 건설부문 48.3% 중계무역 등 기타 2.2%를 기록했다.

건설부문(2011년 시공능력순위 15위)은 도급공사위주의 토목부문, 특히 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공항, 항만, 철도공사 등에서 경쟁력 있는 건설사로 평가받고 있다. 조선부문(2011년 3월 회사 및 필리핀 현지법인 합산 수주잔량기준 세계 19위)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2007년부터 꾸준히 ‘A 안정적’ 등급을 유지해오다 올 3월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조선 업황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조선부문 수주 부진이 등급전망에 영향을 준 탓이다. 게다가 필리핀 현지법인 HHIC-Phil(수빅조선소) 투자를 계기로 증가하기 시작한 차입금 부담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지난해 유럽발 재정위기를 거치는 동안 한진중공업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009년 매출액 3조 6787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344억원을 달성한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2조8915억원, EBITDA 199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차입금은 갈수록 불어났다. 순차입금 규모는 2009년말 2조8546억원에서 2010년 2조644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2011년말 다시 3조원을 넘어섰다. 차입금의존도는 2009년말 50.6%에서 지난해 54.9%로 치솟았다. 부채비율도 2009년 292.8%, 2010년 275.3%, 2011년 276.9%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 6월 반기 기준으로 순차입금 규모는 2조882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부채비율은 271%로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한진중공업의 차입금 부담이 높은 이유는 해외투자가 한 몫 한다. 필리핀 현지법인 HHIC-Phil(수빅조선소) 관련 2010년말 6000억원의 출자 및 관련권 8000억원 등 총 1조3000억원(관련 채무 제외)의 회사 자금 부담이 발생했다. 또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필리핀 현지법인에 대한 지급 보증 규모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각 선주사로부터 신규수주하면서 수령한 선수금에 대한 모기업 차원의 연대환급보증(RG) 1조1000억원과 현지 금융회사로부터 차입한 8000억원에 대한 지급보증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의 차입금의존도는 53%에 달한다”며 “이는 통상적인 신용등급 A급 평균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등급의 차입금의존도는 평균 30.0~39.9%, BBB급이 40.0~49.9%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조선부문 신규 수주 부진은 시장 참여자들이 우려하는 요인이다.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조선업계는 세계 경기회복 지연으로 해상운송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신조선박 인도에 따른 선복량 과잉부담 또한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선박금융시장 경색 상황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큰 폭의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황 침체 장기화 여파로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조선부문 매출액은 47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5.4% 감소했다. 연결기준 수주잔고도 올해 3월말 현재 2조9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조선시황 초호황기였던 2008년말 8조6000억원 대비 70% 가까이 감소한 규모다. 주력자회사인 수빅조선소의 경우 그간 인건비 등 건조비용측면에서의 우위를 강점으로 침체된 업황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신규수주와 수주잔고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한진중공업은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인천 영종도부지, 울산공장, 군산산업용지 등 약 3500억원 이상의 유휴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율도매립지, 동서울 터미널 등 장부가액 기준 2 조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율도매립지의 경우 최근 준공업 및 일반상업 지역으로 용도변경이 이뤄져 활용이 용이해진 상황이다. 지난 9월 인천시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모든 행정적인 절차가 완료됐다. 기반공사 등을 한진중공업이 수행함에 따라 직접적인 매출 창출과 더불어 일부 토지매각에 따른 현금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토지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부채비율이 200%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동서울 터미널과 부산 암남동 부지 등도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또 HHIC-Phil의 싱가폴 또는 홍콩 증시 상장(IPO)을 추진해 투자 자금을 회수하고 차입금을 축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영진이 해외 시장을 방문하는 등 해외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나가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6월 유럽소재 선주사와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 10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올해 초 필리핀 페트론 정유공장 RMP-2(Refinery Master Plan Phase 2) 프로젝트의 철골제작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선부문 이외의 해양 및 육상 플랜트로의 수주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 18일 미국 최대의 군함 건조사인 헌팅턴 인갈社(Huntington Ingalls Industries)의 계열사인 AMSEC과 미국 해군함의 유지보수, 수리 및 물류지원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본 협력협정(MCA)을 체결했다. 선박건조 매출 외 추가로 연간 1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이 제시한 향후 3 년간 재무구조 개선계획 가운데 HHIC-PHIL 손익개선, 기업공개 등을 활용한 단계적 현금유입 계획이 순조롭게 완료되면 차입부담은 점진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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