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열리는 제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이 예고돼 있는 만큼 그에 앞선 양회에서 중국 정부가 어떤 메세지를 던질지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올해 양회의 양대 관전포인트로는 △대만 문제 △경제성장률 목표가 꼽힌다. 우크라이나 사태 속 대만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경제성장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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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중국의 아픈 손가락이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한 번도 통치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중국’이라는 명목 아래 대만을 한 개의 성(省)으로 여기고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
장기집권을 준비하고 있는 시 주석 입장에서 ‘대만 통일’은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볼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시 주석은 ‘역사결의’를 통해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시대에 이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제3대 지도자의 반열에 올랐지만 뚜렷한 업적이 없는 게 현실이다. 마오쩌둥의 신중국 건립,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장쩌민의 홍콩·마카오 반환처럼 시 주석은 중국의 단결을 위해 대만의 통일을 꿈꾸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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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10월 신해혁명 110주년(쌍십절·대만의 건국 기념일) 연설에서는 “평화적 방식의 조국 통일은 대만을 포함한 중화민족 전체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밝히며 ‘평화’의 중요성에 더 방점을 뒀다.
중국과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중국은 ‘대만이 이미 중국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라는 논리고, 대만은 ‘경제적 중요성, 지정학적 위치 등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대만 관계법에 따라 미국은 대만의 방위력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양회와 같은날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이 개막하는 만큼 시 주석은 평화의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양회 기간 이어지는 왕이 외교부장 등 기자회견에서 대만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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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회의 하이라이트는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진행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업무보고다. 리 총리는 지난해 연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 결과를 토대로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한해 경제성장률과 고용 목표, 국방예산 등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기저효과 덕에 18.3%까지 올랐으나 코로나19 확산, 부동산 시장 침체,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2∼4분기는 7.9%, 4.9%, 4.0%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 같은 급격한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는 지난해(6% 이상)보다 낮은 5%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은 지난해 6% 이상 목표를 내세우고 8.1%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리커창 후임은 누구…방역정책 변화생기나
또한 올해 양회에서 부총리 인선 가능성이 크다. 리커창 총리의 임기가 내년 3월에 열릴 양회까지 인데다 4명의 현 부총리 가운데 후춘화(胡春華)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이 은퇴 대상이기 때문이다. 당 최고위 간부는 당 대회가 열리는 해를 기준으로 67세까지는 계속 기용될 수 있고, 68세부터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칠상팔하’(七上八下)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이에 따라 3명의 부총리가 은퇴하고 후춘화 부총리가 내년 양회에서 총리 자리에 오를지, 또 다른 인물이 부총리에 이어 총리로 선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은 통상 부총리 중 한 명을 총리로 선출한다. 리커창 현 총리는 물론 역대 총리를 지낸 원자바오(溫家寶), 주룽지(朱鎔基), 리펑(李鵬) 등도 모두 부총리 출신이다.
시 주석이 국정 핵심과제로 제시한 ‘공동부유’(共同富裕) 문제를 논의할지도 관심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사설 격인 ‘인민논단’ 코너에서 ‘공동부유 실현은 점진적으로 추진해야’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중국이 이번 양회를 통해 강력한 방역정책인 ‘칭링’(淸零·제로 코로나)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는데다 세계 각국이 위드코로나를 선택하면서 중국도 노선을 일부 변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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