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반도체 공급부족에도 역대급 생산…이유는?

전년比 생산량 80%↑…전 세계 차량은 1%↑
WSJ, 직접 차 설계하고 만드는 '자급자족' 덕
대체 반도체 교체·부족 빨리 파악해 대응
  • 등록 2021-12-31 오후 1:18:10

    수정 2021-12-31 오후 1:54:16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올 한해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 중 하나는 자동차다. 그러나 테슬라 만큼은 기록적인 생산 증가율을 보이며 내리는 비를 피했다. 기존 자동차 기업과는 달리 차량 설계에서 부품 제조까지 자체 시스템을 갖춘 게 진가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작년 대비 올해 80% 더 많은 차량을 만들었다. 2018년 이후 가장 빠른 연간 생산 속도이기도 하다. 이는 자동차 업계가 올해 내내 반도체 부족으로 고전했던 데 비하면 매우 양호한 성적이다.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은 작년보다 고작 1% 늘었다. 2019년에 비해선 15% 감소했다.

테슬라의 선전은 고도화된 자급자족 시스템 덕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업계 경영진과 컨설턴트는 테슬라의 엔지니어링 전문가들이 만든 자체 소프트웨어가 생산 라인을 계속 가동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자체 소프트웨어는 부족한 반도체를 대신할 대체용을 차량 제조에 써도 아무 문제가 없게 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대체 반도체칩을 차량에 결합하기 위해 우리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빨리 재설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차량 전체를 직접 설계하는 테슬라가 여러 가지 기능을 통합한 단일 종류의 반도체 사용하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만들어야 할 반도체 종류가 적어, 생산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인앤코(Bain&Co)가 테슬라 모델3를 기반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차량엔 스피커 제어, 음성 인식 등 각각 기능에 따라 다른 종류의 많은 반도체가 사용되는 반면, 테슬라는 기능이 달라도 한 종류의 반도체를 사용한다. 가네시 무티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CEO는 “전기차 반도체는 많은 경우 더 유연하며 서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테슬라는 업계 중 거의 가장 먼저 반도체 부족을 인지하고 이에 대비했다. 직접 반도체 공급을 조율하기 때문이다. 기존 완성차 업계는 부품업체에 이를 맡겼다. 자카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월 반도체 공급업체의 일관된 메시지가 공급망 관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생산능력(CAPA·캐파)을 추가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업체와 함께 생산 예측을 줄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공급 부족이란 폭풍이 온다는 점을 빨리 알아챈 테슬라는 새로운 라인 출시 계획을 일찌감치 지연했다. 올해부터 양산이 시작될 전기 픽업트럭과 세미 트레일러 트럭은 각각 2022년, 2023년으로 늦췄다. 전체 생산량도 적당량 줄였는데, 이는 오히려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다. 자동차 공급업체를 대표하는 디트로이트 지역의 댄 사키 변호사는 “일부 반도체사는 다른 기업은 배척하고 테슬라 물건만 받고 있다”며 “테슬라의 비교적 적은 차량 생산량이 때로는 (공급사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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